시멘트업황의 호조로 시멘트회사들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의 매각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양시멘트 매각이 성공적으로 끝나 쌍용양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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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호 쌍용양회 사장. |
쌍용양회는 19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임시주총 개최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을 추가로 선임하기로 했다.
현재 쌍용양회 이사회 9명 가운데 6명이 채권단 인사로 분류된다. 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경우 채권단 인사가 이사회의 3분의 2를 훌쩍 뛰어넘게 돼 사실상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
그뒤 채권단은 쌍용양회 공개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양회 매각은 시멘트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지금이 적기라는 지적이 많다.
쌍용양회는 올해 2분기 매출 5521억 원, 영업이익 658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16%, 영업이익은 16.67% 증가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611억 원으로 38.66% 늘어났다.
쌍용양회뿐 아니라 시멘트업계 전체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계 2위인 한일시멘트도 올해 2분기 경영실적이 좋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4.3%, 당기순이익은 45.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신규주택건설이 늘어나고 2분기 마른장마로 건설업 영업일수가 늘어난 점이 시멘트업계의 좋은 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한다. 또 금리인하가 시멘트회사들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쌍용양회는 업계 1위이자 내륙과 해안, 수도권과 비수도권 시멘트시장을 아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업황개선의 수혜도 가장 많이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날 “쌍용양회는 내년까지 시멘트 출하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익성장을 향유하는 시기”라고 평가했다.
업계 4위인 동양시멘트 매각가격이 기대 이상이었던 점도 채권단의 쌍용양회 공개매각 의지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 삼표-산업은행 컨소시엄이 동양시멘트 지분 55%를 인수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본입찰에 다섯 곳의 후보자가 참여해 인수가격은 시장가격의 두 배인 8300억 원까지 뛰었다.
이 때문에 업계 1위인 쌍용양회가 공개매각에 나설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시멘트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이 쌍용양회 인수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쌍용양회 매각의 걸림돌은 태평양시멘트가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이다. 쌍용양회 지분 32.36%를 보유한 태평양시멘트는 2005년 채권단으로부터 경영권과 함께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태평양시멘트는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쌍용양회를 태평양시멘트에 매각하기보다 공개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