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에 그쳤다.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전년 대비)은 2.0%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9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반도체경기 부진 등 대외적 요인은 물론 민간부문의 투자 위축 등 내부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연간 지출항목별 성장률을 살펴보면 정부소비를 뺀 모든 항목이 부진했다.
민간소비는 1.9%로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설비투자는 -8.1%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다. 건설투자는 -3.3%로 2018년 -4.3%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보였다.
수출은 1.5%로 2015년 0.2%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았고 수입은 -0.6%로 2009년 -7.2% 이후 10년 만에 제일 낮았다.
반면 정부소비는 6.5%로 2009년 6.7%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가운데 D램과 플래시메모리 사이클이 동시에 악화돼 수출이 상당히 어려워지면서 민간부문의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정부가 경기 안정화 차원에서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전체 성장에서 정부 기여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성장률이 1.2%로 예상보다 높았다.
당초 4분기 성장률이 1.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부가 소비를 늘리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4분기 정부소비 성장률은 2.6%로 1~3분기보다 높았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보다 0.4% 감소해 1998년(-7.0%)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된 영향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