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인천 연수을 지역구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월에 계양을이 지역구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의 출마를 가정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인천시장을 지낸 4선 의원으로 당내 중진들의 험지출마론이 불거지면서 험지 출마 대상으로 꼽히는 의원이다.
험지 출마론의 대상인 의원을 공천대상으로 고려할 만큼 민주당이 연수을 지역구 승리를 중요하게 바라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여론조사 사실이 알려지자 송 의원이 연수을에 출마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으나 송 의원은 다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지역구인 계양을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송 의원은 10일 경인방송 라디오 ‘김성민의 시사토픽’에 출연해서는 “저기 송도 쪽은 저와 아무런 상관없이 당에서 한 번 여론조사를 해본 것에 불과하다고 이해찬 대표도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연수을 지역구 후보로는 지역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일영 전 인천공항공사사장이 유력하게 꼽힌다.
박소영 법무법인 케이앤피 대표 변호사도 예비후보로 등록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당 지역위원장 공모에서 세 차례 지원했으나 모두 선정되지 못했다.
정의당에서는 이정미 의원이 7일 연수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비례대표 초선의원이나 정의당 당 대표를 지낸데다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 총선기획단장을 맡는 등 정의당 내에서 비교적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의원으로 꼽힌다.
민 의원과 이 의원, 민주당 사이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민 의원은 이 의원의 출마 선언과 민주당의 여론조사 실시를 놓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4선쯤 와서 붙어야 좀 재미가 있지, 너무 싱거운 싸움이 될 뻔 했는데 인천 연수을 지역구 선거구도가 흥미롭게 변해가는군”이라며 “와서 싸우다 간보고 후보 단일화나 해야지 승산이 있을거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민 의원의 글에 “초선인 사람이 4선 운운하며 마치 4선급쯤 된다고 우기고 있다”며 “초조한 사람의 허장성세로 언론의 주목은 잠깐 끌겠지만 결국 몸집이 초라하다는 것을 자인하게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송 의원은 연수을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민 의원이 패스트트랙 국회법 위반으로 기소돼 있어 500만 원 이상 형을 받으면 당선돼도 당선무효가 된다”며 “공천 과정에서도 쉽지 않은 문제를 겪을 것으로 보여 우리 당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바라봤다.
민 의원측 관계자는 송 의원의 발언을 놓고 “민 의원이 재판에서 500만 원 이상의 선고를 받을 확률은 거의 없다”며 “유언비어로 민 의원의 총선 출마 자체를 막으려는 시도는 근절돼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인천 연수을은 송도국제도시 등이 있어 인천 내에서 고소득층 유권자 비중이 높아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지역구다.
20대 총선에서 연수갑, 연수을 분구되기 전까지 황우여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내리 4선을 했을 정도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구이기도 하다.
선거구 획정결과가 지난 총선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연수을의 선거 판세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연수을 지역구에는 송도국제도시와 원도심인 옥련1동, 동천1~2동이 포함됐다.
하지만 최근 송도국제도시에 젊은 유권자층의 유입이 늘어나 지역 정치성향의 변화 가능성이 큰데다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도 인구 변화에 따라 원도심 지역이 연수갑 선거구로 편입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