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테바와 손잡고 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로 미국을 공략하고 있다.
다만 서 회장이 유통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직판체계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어 트룩시마의 직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세계 직판체계 구축에 힘을 쏟으면서 트룩시마를 위탁판매하는 다국적 제약사 테바와 협업을 계속 이어갈지 시선이 몰린다.
트룩시마는 현재 테바의 유통망을 통해 지난해 11월 미국에 진출했다. 테바는 혈액암 치료제 ‘벤데카’를 판매하며 만든 유통망을 통해 트룩시마를 판매하고 있다.
서 회장은 테바가 보유한 강력한 북미지역 영업망에 주목해 2016년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북미지역 판매 파트너사로 테바를 선택했다.
하지만 서 회장이 바이오시밀러를 세계에 직접판매하겠다고 선언하고 직판체계 구축에 나서면서 업계에서는 트룩시마의 직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 회장이 직판을 서두르는 것은 유통 수수료를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직판체계를 구축하면 유통마진을 줄여 셀트리온이 차지하는 수익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릴 수 있다.
서 회장은 지난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 “유통 파트너사에 지급하고 있는 수수료가 트룩시마는 평균 38%에 이른다”며 “파트너들과 협상을 시작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안나오면 직접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미 미국에 직판체계를 갖추고 지난해 10월부터 에이즈 개량신약 ‘테믹시스’를 판매하고 있다.
직판체제는 판매하는 제품이 많을수록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사업이다. 현지법인과 지점, 영업인력을 유지하려면 일정한 고정비를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의약품 판권이 필요한 셀트리온으로서는 트룩시마의 직접판매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12월 자체 개발한 합성의약품 2종 이외에 9개 제품의 판권을 새로 확보해 미국에서 직접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차세대 주력제품으로 기대가 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를 2022년 미국에서 직판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다만 테바가 미국에서 매출을 늘려줄 의약품으로 트룩시마를 꼽고 있어 셀트리온이 테바와 협업을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테바는 최근 트룩시마를 미국에서 회사의 성장을 이끌 의약품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현재 트룩시마의 판매기간 등 계약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코레 슐츠 테바 대표이사는 13일 진행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기업 발표를 통해 트룩시마를 미국 내 미래성장 품목 6개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며 기대감을 보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트룩시마를 직판하는 문제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