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해외투자를 본격적으로 키울 채비에 나선다.
벤처캐피털의 해외투자 한도 제한이 풀리면 해외투자에 강점을 보이는 미래에셋그룹 시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털의 해외투자 규제완화에 따른 수혜를 가장 크게 볼 국내 벤처캐피털로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꼽힌다.
현행 중소기업창원지원법은 국내 벤처캐피털이 만드는 펀드인 창업투자조합의 해외투자 한도를 납입자본금의 40%로 제한하고 있다.
이 조항은 2007년 국내 벤처캐피털업계 상황을 반영해 만들어진 것으로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국내 벤처캐피털의 성장을 가로막는 방해물로 꼽혀왔다.
이번 규제완화로 미래에셋벤처투자가 특히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해외투자에 강점을 보이는 미래에셋그룹 시너지를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그룹은 2019년 말 기준으로 해외 16개국에서 32개의 법인 및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비은행 금융그룹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수준이다.
미래에셋그룹 해외법인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 세전순이익은 2017년 348억 원에서 2018년 845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세전순이익 1239억 원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도 지주사 설립으로 펀드 운용 및 자문뿐 아니라 부동산 및 기업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NBFC(Non-Banking Financial Company), 벤처캐피털,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김 사장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해외투자를 키우는 데 '미래에셋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과 해외 금융시장 현황이나 해외법인 운영경험을 공유하고 투자처를 함께 물색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19년 12월 무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기존 312억 원에서 465억 원으로 늘렸는데 이 자본금을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늘리기로 결정한 데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지주사 및 미래에셋대우 인도네시아법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앞으로도 베트남, 홍콩 등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 해외법인이 이미 자리를 잡아둔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투자를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규제완화에 맞춰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해외투자를 적극 늘리기 위해 지금부터 채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해외투자 확대 목적으로 최근 900억 원 규모 펀드를 새로 결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펀드에 300억 원을 추가해 1200억 원까지 늘릴 계획도 세워뒀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투자를 늘릴 벤처캐피털로 꼽힌다”며 “미래에셋그룹과 시너지를 적극 활용하면 머지 않아 국내 벤처캐피털업계 1위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포 및 입법예고 등을 거친 뒤 이르면 올해 7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국내 벤처캐피털은 제한 없이 해외투자에 나설 수 있고 벤처펀드의 투자범위를 금융업 및 부동산업까지 넓힐 수 있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