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이 1천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소설가 최종림씨가 표절의혹을 제기하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자 제작사 케이퍼필름은 강력 대응 방침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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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최종림씨. |
영화 배급사인 쇼박스는 암살 표절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소설가 최종림(64)씨는 영화 ‘암살’이 최씨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를 표절했다며 최동훈 감독, 제작사 케이퍼필름의 안수현 대표, 배급을 맡은 쇼박스 유정훈 대표를 상대로 10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10일 제기했다.
최씨는 또 암살 상영을 즉각 중단해달라며 상영금지 가처분신청도 함께 냈다. 가처분 신문은 13일 열린다.
최씨는 “영화 암살이 내가 13년 전에 출간한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의 줄거리와 등장인물 등 상당 부분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코리안 메모리즈는 최씨가 2003년 펴낸 장편소설로 4일 재출간됐다.
최씨는 여성 저격수가 주인공이고 김구 선생이 암살단을 보내 일본 요인과 친일파를 제거한다는 설정이 소설과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씨는 특히 일본 요인과 친일파 다수를 저격하는 결혼식장이 소설 속 일왕 생일파티가 열린 총독부 연회장과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또 김원봉 선생이 김구 선생과 함께 죽은 독립투사를 위해 술잔에 술을 부어놓고 불을 붙이는 장면이 소설 속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소설을 토대로 몇해 전에 시나리오를 만들어 영화제작사를 찾아다녔는데 그때 유출된 것 같다"며 "100억 원은 분노의 표시이며 제작사와 협상하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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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암살' 포스터(왼쪽)과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 |
최씨가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씨는 1996년 만화가 허영만씨를 상대로 만화 ‘아스팔트 사나이’가 최씨의 소설 ‘사하라 일기’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2400만 원을 배상받은 적이 있다.
케이퍼필름의 안수현 대표는 “김구 선생과 김원봉 선생이 암살 작전을 모의하고 요원들을 조선으로 보낸다는 영화 줄거리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영화는 여기에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케이퍼필름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최씨가 불순한 의도를 가진 것으로 판단되면 추후 명예훼손 등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암살은 7월22일 개봉한 뒤로 11일까지 관객 932만9천여 명을 모았다. 암살은 14일경 관객 수 1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쇼박스는 영화 암살의 상영이 중단될지 모른다는 우려 탓에 주가가 전일보다 7.74% 내린 8220원을 기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