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 KCC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정몽진 회장은 주식투자의 귀재로 알려져 있지만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무려 7년 만이다.
실적부진으로 KCC 주가가 폭락하자 주가 방어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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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진 KCC 회장. |
정몽진 회장은 13일 장내에서 KCC 주식 4983주를 매수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번 주식 매수로 정 회장의 지분률은 17.76%에서 17.81%로 소폭 상승한다.
정 회장의 장녀 정재림씨와 장남 정명선씨도 KCC 주식을 각각 2740주, 4900주 매수한다.
정재림씨 지분률은 0.16%, 정명선씨 지분률은 0.47%로 올랐다. 이들을 포함한 오너 일가 지분률은 38.50%에서 38.62%가 됐다.
정 회장은 2008년 10월 KCC 주식 1653주를 매입한 이후 7년 동안 지분을 늘리지 않았다. 그런 정 회장이 KCC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은 주가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KCC 주가는 12일 전일보다 2.39% 떨어진 38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KCC 주가는 7월16일 55만2천 원이었으나 한달도 안돼 30%나 빠졋다. 지난해 9월 74만 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났다.
KCC의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던 점이 주가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KCC는 2분기에 매출 8579억 원, 영업이익 826억 원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14.8% 감소한 것이다. KCC 주가는 실적발표 다음 거래일인 10일 무려 15.13%나 하락했다.
정 회장은 재계에서 주식투자의 달인으로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KCC를 통해 제일모직 지분에 투자해 2조 원의 평가차익을 거두는 등 여러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이 7년 만에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KCC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KCC의 현재 주가는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기업가치와 다소 거리가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증권사 7곳에서 내놓은 KCC 목표주가 평균은 66만 원 수준이다.
KCC 관계자는 “정 회장의 주식 매수는 개인적 투자 차원”이라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회장은 최근 삼성물산 투자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
KCC는 삼성물산 합병에 백기사 역할을 하기 위해 삼성물산 자사주 5.76%를 6743억 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합병이 성사된 후 삼성물산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KCC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4500억 원 정도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주식투자의 달인이라는 평가가 무색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