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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우).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향한 신동빈 회장의 마음이 복잡하다.
신 회장은 11일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을 두고 아버지와 창업자로서 존경한다는 마음을 강조하면서도 경영권과 관련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대국민 사과에서 롯데그룹이 일본기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데 대해 “이번 일을 통해 아버님께서 조국에서 평생 쌓아오신 명성과 창업정신이 훼손된 것에 대해 자식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돈을 들여와 한국롯데그룹을 만들고 한국에서 번 돈을 한국롯데그룹에 다시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또 취재진과 일문일답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을 묻는 질문에 “저는 아버님을 존경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런 신 회장의 태도는 롯데그룹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신 총괄회장에 반기를 들고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문제를 제기해 인륜에 벗어났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3일 김포공항 입국장 기자회견에서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 경영판단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대답하기 힘들다”고 밝혀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는 롯데그룹의 공세에 힘을 실어줬다.
또 경영권을 놓고 앞으로 남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다툼에서 경영권의 정통성이 신 회장에게 있음을 강조하는 효과도 거두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은 지난달 16일 사장단회의를 통해 “앞으로 신격호 총괄회장님의 뜻을 받들어 한국과 일본의 롯데사업을 모두 책임지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는 한편 리더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날 취재진과 일문일답에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를 설명하면서 “저는 지분을 1.4%만 소유하고 있다”며 “종업원과 임직원의 지시를 받고 경영하라는 아버지의 뜻으로 이해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 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결코 타협할 뜻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신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타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개인적 부분에 대해서 언제든지 대화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회사 경영문제는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업의 안정성을 생각해야 한다”며 “경영과 가족 문제는 별개”라고 거듭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