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는 적토성산(積土成山, 흙을 쌓아 산을 이룬다)을 2020년 화두로 제시하며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경기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하나씩 실현해 국토보유세 도입으로 가는 포석을 놓고 있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공시가격 제도개선 등 이재명 지사가 추진하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때부터 부동산 불로소득 문제의 해결을 위해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을 내걸었다.
이 지사는 2020년 신년 인터뷰에서도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가 종합부동산세 등 다른 부동산 세금보다 낫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조세저항이 있는 종부세 등 기존 부동산 관련 세금보다는 세금을 거둬서 돌려주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가 합리적이다"라며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를 도입하면 조세저항을 피하면서 부동산 자산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민의 가처분소득도 늘려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가 일정액 이상의 부동산 소유자를 상대로 부동산 관련 세금을 높은 세율로 거두고 일반예산으로 써버리면 세금 징수만 강하게 부각되고 혜택은 잘 느껴지지 않는 반면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모든 부동산에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로 징수하고 그 자금을 다시 기본소득으로 돌려주니 저항도 적고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 지사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경기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쌓아가면서 궁극적으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에 힘을 실을 전략을 세워뒀다.
이 지사가 적토성산(흙을 쌓아 산을 이룬다)을 2020년 화두로 제시하며 화끈한 한 방이 아닌 쌓아가는 도정을 펼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경기도는 2022년까지 경기지역에 공공임대주택 20만 호를 추가 공급해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늘릴 계획을 세워놓고 이를 하나씩 실현해가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등 경기 주요지역에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0만 호를 공급하면 경기지역에는 모두 57만6천 호의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설 것”이라며 “경기도는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을 꾸준히 공급해 경기지역 전체 주택 수 가운데 공공임대주택의 비율이 11.6%까지 오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평소 정책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중시해 왔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사업은 가성비가 그리 좋지 않다.
경기도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20만 호의 공급에 모두 24조7천억 원이 들어간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가 잡고 있는 사업비용은 최소치이고 아마도 사업 진행상황에 따라 늘어날 것”이라며 “경기도가 입지조건과 교통 등이 좋은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해서 일반적 공공임대주택사업에 비해 사업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바라봤다.
이 지사는 가성비가 좋지 않음에도 공공임대주택사업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지사는 “주거권은 우리 모두가 누려야 할 헌법적 권리이며 국민의 주거권 보장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인 만큼 장기간 안정적 거주가 가능한 주택을 늘리고 누구나 살기 좋은 경기도를 열어 가기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공공임대주택 사업과 함께 부동산 관련 제도의 개선과 보완에 역량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부동산 공시제도와 관련해 표준지·주택 조사·평가 등의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위임할 것과 비주거 부동산 공시제도의 조속 시행, 주택 공시 비율 80% 폐지, 고가 비주거용 부동산의 가격조사 용역 추진 등 공시제도 관련 개선방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경기지역 부동산의 허위매물을 막기 위해 허위매물을 내놓은 중개업자를 강하게 제재하고 건설업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하도급과 입찰 담합을 방지할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이 지사는 2020년 신년사에서 "건설업 분야의 하도급 부조리, 입찰 담합, 페이퍼컴퍼니와 같이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켜 온 부동산 적폐를 더 촘촘하게 감시할 것"이라며 "작은 적폐에 눈감으면서 큰 적폐를 청산할 수 없는 만큼 크든 작든 적폐가 경기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꼼꼼하게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