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펼치고 있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가격인하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현대기아차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중국 SUV시장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신차 출시를 앞둔 구형 모델들의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가격할인에 들어갔다.
|
|
|
▲ 중국에서 판매중인 기아차 스파오(스포티지). |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SUV 판매가격을 인하한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말 신차 출시를 앞둔 현대차 싼타페와 투싼의 판매가격을 각각 3만, 2만 위안 인하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7일 기아차 스포티지(스파오)와 스포티지R(즈파오)의 판매가격도 각각 5만 위안, 2만 위안 인하했다. 스포티지 역시 신차출시를 앞둔 모델이다.
스포티지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사상 최대규모의 가격할인 폭이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기아차가 큰 폭의 가격인하로 중국 현지 자동차업체들과 견줄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SUV시장에서 30개 월 동안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창청 자동차의 하푸H6의 경우 최저 판매가격이 11만 위안이 넘는다.
기아차 스포티지와 스포티지R의 경우 가격인하 뒤 판매가격이 각각 10만9800위안(2059만 원), 14만4800위안(2715만 원)부터 시작한다.
업계에서 기아차 스포티지 가격이 더 싸졌는데 하푸H6를 구매하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스포티지는 선진 자동차시장에서도 인기가 높은 모델이다. 스포티지는 기아차의 유럽 판매를 이끄는 대표차종으로 유럽에서 매년 약 10%의 증가율을 보이며 기아차의 판매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중국 자동차시장이 나날이 성숙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자동차를 보는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현대기아차의 SUV 판매확대를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에 이어 현지 자동차업체들도 SUV 가격인하에 들어갔기 때문에 점유율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창청자동차는 하푸H6와 하푸H8을 각각 6천 위안, 2만2천 위안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비야디도 S7을 3천 위안 할인해 판매하고 있으며 창안자동차도 CS75 가격을 최대 9천 위안 내려 판매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이번에 가격을 내린 모델들이 모두 중국시장에 내놓은 지 오래된 모델로 신차출시를 앞둔 제품들이기 때문에 SUV 가격 경쟁력 확보의 의미보다 재고소진의 의미가 더 크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스포티지의 경우 중국시장에 출시된 지 11년이나 지난 차종이다.
현대기아차는 날로 커지는 SUV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된 SUV는 226만1천 대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5.9%나 늘어난 것이다. 중국 자동차 전문가들은 중국의 SUV 열풍이 201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대기아차는 장기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소형 SUV를 출시해 글로벌 자동차회사들과 현지 토종회사들 사이의 틈새시장를 공략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창저우공장과 충징공장이 완공되면 현지 생산량이 늘어 가격 경쟁력 확보도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