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유 의원은 2020년 1월5일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를 앞두고 있지만 '수구적·극우적' 보수층에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듯한 정치적 행보를 보인다는 시선이 나온다.
유 의원이 2020년 총선에서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중도적 보수성향인 유권자층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정치권에선 바라본다.
유 의원 역시 꾸준히 정치적 성향과 관련해 개혁보수, 합리적 보수를 내세우고 있다.
유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처음 ‘새로운보수당’이라고 밝히며 “중도보수, 샤이(shy)보수, 셰임(shame)보수는 이제 당당하게 새로운 보수로 오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보수는 낡은 보수를 과감하게 버리고 개혁보수의 길을 당당하게 가겠다”며 “더 이상 보수가 부끄럽거나 숨기고 싶지 않고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보수 야권 내에 정치적 지형도 중도적 보수성향 유권자를 공략한다는 유 의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삭발, 단식을 비롯해 국회 내 불법집회까지 연이어 과격한 행보를 보이면서 자유한국당을 향한 중도적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지지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바라본다.
게다가 보수야권이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국민개혁연대 등 사분오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 의원에게는 황 대표가 극단적 방향으로 움직일수록 자신을 황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지지할 정당을 고민하는 중도적 보수성향의 유권자층의 지지를 얻을 기회가 생길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유 의원은 황 대표와 차별화 대신 낡은 보수를 대표하는 ‘태극기부대’의 불법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황 대표가 16일 보수단체의 국회 내 불법집회를 옹호하며 함께 했을 때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창당위원장 등 새로운보수당 소속 의원들이 황 대표를 비난하는 가운데서도 유 의원은 “4+1협의체와 문희상 의장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지역구인 대구의 정치적 정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새로운보수당이 내건 개혁보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유 의원이 28일 대구 인터불고 엑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구 동구을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것도 새로운보수당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시선도 있다.
유 의원은 대구 출신에 대구 동구을에서 4선을 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다.
유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전후해 박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탄핵에도 찬성하면서 지역 여론으로부터 ‘정치적 배신자’라는 시선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 의원도 대구 동구을 출마를 선언하며 “대구는 자유한국당 지지가 가장 강한 곳으로 개혁보수인 새로운보수당에 험지”라며 “어려움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이 지역구 상황을 고려해 수도권에서 출마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있었다.
기존 지역구 당선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지층 외연 확장과 정치적 입지를 높일 수 있는 수도권 지역구 당선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해봄직 하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보수야권의 주요 인물들 가운데 비교적 온건하고 합리적이라는 대중적 평가가 있는 만큼 젊은 세대,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 수도권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유 의원이 대구 동구을 출마를 선택한 것은 결국 지역기반 정치라는 기존 방식을 버리지 못한 것”이라며 “아직 지역기반 정치가 한국 정치에서 의미를 잃지는 않았지만 유 의원의 선택은 그가 강조하는 ‘낡은 집을 부수고 새로운 집을 지어야 한다’는 구호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