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파마의 안구건조증 신약 개발을 이끄는 박승국 공동대표이사가 4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1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가 한올바이오파마의 신약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에도 대표이사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박 대표는 2013년 3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왔고 2020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오너 2세인 김성욱 부회장이 2015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자 박 대표는 각자대표이사에서 단독대표가 됐다.
2015년 5월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한 뒤에는 윤재춘 대웅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박 대표가 경영권이 바뀌는 과정 속에서도 오랜 시간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연구개발 능력에 있다.
박 대표는 대웅제약에 재직하던 때 국내 생명공학 신약 1호인 당뇨족부궤양 치료제 ‘이지에프외용액’ 개발을 성공한 국내 바이오의약품 개발의 선구자다.
2007년 한올바이오파마 바이오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 7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올바이오파마에 오면서 제약사의 역량과 벤처회사의 유연성을 섞은 기업으로 가고자 했다”며 “현재 한올바이오파마는 안정적으로 회사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연구개발을 통한 혁신을 꾀하는 두 가지 요소가 잘 조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에서는 한올바이오파마의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연구성과가 조만간 가시화된다는 점에서 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은 2020년 1월 중순에 글로벌 임상3상 초기결과가 나온다.
HL036은 모회사인 대웅제약과 연구개발을 같이 진행하고 있는 신약으로 경쟁제품이 많지 않아 치료제를 내놓기만 하면 성과를 낼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의 글로벌 임상2상 결과도 2020년 1분기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HL161은 2017년 스위스 제약회사 로이반트사이언스에 5억250만 달러(약 5천800억 원),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에는 8100만 달러(약 950억 원)를 받고 기술수출한 치료제다. 현재도 개발 단계에 따라 기술수수료를 꾸준히 받고 있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올바이오파마가 보유한 신약가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1조1천억 원,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7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실적 증가세도 박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올해 별도기준으로 3분기까지 누적 매출 823억1100만 원, 누적 영업이익 140억9300만 원을 냈다. 지난해보다 누적 매출은 20%, 누적 영업이익은 244.3% 증가했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바이오신약을 기술수출한 뒤 신약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기술수수료 수익이 꾸준히 발생해 실적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SK증권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084억 원, 영업이익 158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보다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189.2% 늘어나는 것이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박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분야에 있어서 국내 톱 수준에 해당한다”며 “한올바이오파마가 지향하는 분야도 바이오의약품 신약 개발에 있기 때문에 박 대표가 대표이사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