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2020년 1월2일 열리는 한화솔루션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김 사장, 류 대표가 새로 사내이사에 선임된 뒤 한화솔루션은 기존 이 대표를 포함해 3명의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케미칼 대표이사는 “3명 각자대표체제가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방향으로 큰 틀이 이미 짜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의 각자대표체제는 김 사장이 태양광부문을, 류 대표가 소재부문을, 이 대표가 화학부문을 각각 담당한다는 큰 틀을 기조로 확립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3명이 맡던 사업부문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다.
다만 태양광사업은 온전히 김 사장만의 영역이 아닐 수도 있다. 김 사장뿐 아니라 류 대표와 이 대표도 과거 태양광사업에서 성과를 일궈낸 경험이 있으며 이들이 두각을 보였던 태양광사업의 영역이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이 태양광사업의 성장세에 속도를 내기 위해 세 대표이사들의 역량을 골고루 활용하려 할 수도 있는 셈이다.
김희철 사장은 태양광부문의 총책임자로서 한화케미칼이 진행하고 있는 태양광제품 생산라인의 전환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태양광사업의 성장을 위한 전략을 내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한화그룹이 김 부사장의 의지로 처음 태양광시장에 진출할 때 설립한 법인 한화솔라원의 대표이사를 맡을 시절부터 김 부사장의 곁에서 태양광 전략에 조언해왔던 ‘김동관의 멘토’로 유명하다.
한화케미칼은 올해 들어 저가·저효율의 다결정 제품과 고가·고효율의 단결정 제품이 80:20 비율로 구성돼 있던 기존의 태양광제품 생산라인을 다결정 20:단결정 80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궁극적으로 단결정 제품만을 생산하는 데까지 라인을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는데 이런 생산라인 전환전략에도 김 사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을 거쳐 고부가 태양광제품의 생산량이 증가한다면 제품 판매처를 늘리는 데는 이구영 대표의 역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2016년 한화케미칼의 태양광사업을 담당하던 한화큐셀이 실적 호조를 보였을 때 한화큐셀 미국 법인장을 지냈으며 더 이전에는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글로벌 영업총괄을 맡기도 했던 ‘해외영업 전문가’다.
고효율 태양광제품의 수요가 많은 유럽과 미국 등 태양광 선진국에서 활동경험을 살릴 기회가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류두형 대표의 태양광 관련 역량은 한화케미칼이 그동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대규모 태양광발전소사업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류 대표는 김 부사장과 한 회사에서 손발을 맞춘 경험은 없으나 한화그룹 오너3세가 지배하는 에이치솔루션의 자회사 한화에너지에서 김 부사장이 추진하던 태양광 전략의 일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그는 2015년 한화에너지의 대표에 오른 뒤 미국, 일본, 인도, 멕시코 등에서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당시까지만 해도 열병합발전소에 치중하던 한화에너지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태양광발전소로 다각화한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앞서 2일 한화그룹은 김 부사장이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장을 맡는다는 것을 밝히며 “김 부사장은 그룹의 ‘주력부문’으로 자리 잡을 태양광사업에서 미래 신소재 개발, 에너지 리테일사업(전력소매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이 2010년 처음 태양광사업에 진출한 뒤 10년이 지나 김 부사장이 본격 수확을 위해 전진배치된 것이다.
한화솔루션의 사내이사에 오르게 될 3명의 대표이사는 ‘김동관 도우미’로 김 부사장의 태양광사업 수확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의 사내이사 3명은 모두 화학이나 소재, 에너지 등의 경력이 있지만 결국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에서 두각을 보인 사람들”이라며 “김 부사장이 태양광사업 육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