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야당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특례시 지정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어려워진 데다 민주당의 지원도 얻지 못하고 있다.
▲ 김승수 전주시장.
8일 전주지역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10일 정기국회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국회 공전이 길어지면서 특례시 지정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통과도 불투명해졌다.
김 시장은 이번 정기국회를 20회 국회 임기 안에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다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본다.
내년 총선 일정을 고려할 때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이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내년 20회 국회 종료와 함께 법안이 자동으로 폐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시국회가 열릴 수 있지만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놓고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등 여야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산적한 민생현안 처리에 앞서 지방자치법 개정안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김 시장으로서는 특례시 지정을 두고 경쟁하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와 비교했을 때 지역 정치권의 지원이 부족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안 정부 원안은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특례시가 될 수 있는 곳은 경기도 수원, 용인, 고양, 경상남도 창원 등 4곳이다.
이런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특례시 지정이 표류하자 정부안대로 개정안을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수원시 무)은 11월29일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 10명과 함께 ‘100만 대도시 특례시법 개정안’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지 않는 것은 "중학생과 대학생을 똑같이 다루자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전주지역 국회의원들은 특례시 지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탄소진흥원 설립을 골자로 한 탄소소재법을 두고 여야를 떠나 전북지역 정치권이 적극 나서서 정부와 여당을 압박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로부터 빠른 시일 안에 처리를 약속 받은 것과 대조된다.
김 시장은 11월27일 정읍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주시 특례시 지정은 송하진 전북도지사를 비롯해 전북 14개 시장·군수와 전북도의회 및 시군의회가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현안”이라며 “전주특례시 지정을 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해 달라”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전주시 현안이 특례시 지정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고만 말하며 특례시 지정을 위해 당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행동에 나서겠다는 말은 아꼈다.
전주시 인구는 11월 기준 65만여 명이다. 인구가 정부 원안에 담긴 100만 명 기준에 미치지 못해 인구 50만 명 이상, 행정수요 100만 명 이상의 도시와 도내 광역시가 없는 도청소재지를 특례시에 포함하도록 하는 별도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전주시병)와 김병관 민주당 의원(성남시분당구갑) 등이 발의한 지방자치법 일부개정안이 정부안과 병합돼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현재 심사가 중단돼 있다.
특례시는 2018년 10월 행정안정부가 발표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담긴 개념이다.
광역시로 승격하거나 새로운 지방자치단체가 생기는 것이 아니고 기존대로 도 단위 광역단체 산하 지자체 지위를 유지한다.
다만 특례시로 지정되면 행정조직이 늘어나고 시장 권한도 확대된다. 조직·재정·인사·도시계획 등 자치 행정과 재정 분야에서 폭넓은 재량권과 특례가 인정된다.
부시장이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나고 3급 자리는 1개에서 3개로, 실·국 수는 5개에서 7개로 늘어난다. 지방연구원 설립과 시의회 승인을 얻어 지방채 발행도 가능해진다.
도지사 권한인 택지개발지구 지정과 도시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시장이 직접 할 수 있고 도지사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제출하던 농지전용허가 신청서도 바로 보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