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오픈뱅킹서비스 도입에 맞춰 모바일앱 '쏠'을 전면 개편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힘쓴 성과로 오픈뱅킹 시행 초반부터 이용자들에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모바일 플랫폼 강화를 중심 목표로 두고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오픈뱅킹 전면 시행을 계기로 모바일앱 발전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에서 오픈뱅킹을 전면 시행하는 18일부터 쏠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능과 서비스 발전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금융위가 도입하는 오픈뱅킹은 모바일 금융앱 이용자가 하나의 은행앱에서 다른 은행 계좌를 조회하거나 자금이체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신한은행을 포함한 국내 10개 시중은행이 10월30일부터 모바일앱에 오픈뱅킹 기능을 적용해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뒤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픈뱅킹 도입 이후 1개월 만에 약 240만 명의 사용자가 550만 개 이상의 계좌를 은행앱에 등록해 이용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인용한 시장 분석기관 나이스디앤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픈뱅킹 도입 뒤 대표적 핀테크앱 '토스' 이용자 수는 시행 전과 비교해 10% 가까운 감소폭을 보였다.
반면 오픈뱅킹서비스를 적용한 은행앱 사용자 수는 이전과 대체로 비슷하거나 늘었다.
여러 은행의 계좌 연계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핀테크앱을 쓰던 이용자들이 다시 은행앱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신한은행 쏠앱은 오픈뱅킹 도입 초반부터 사용자 편의성 등 측면을 놓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앞으로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성용훈 한화금융투자 연구원은 "오픈뱅킹 시행 뒤 신한은행의 서비스 완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가장 잘 준비된 회사로서 금융권 디지털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은행 쏠앱에서는 사용자가 로그인한 뒤 첫 화면에서 화면을 좌우로 넘기는 동작만으로 다른 은행 계좌 잔액을 바로 확인하고 이체 등 메뉴로 이동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과 다른 은행앱에서는 오픈뱅킹 메뉴를 찾아서 들어가야만 하는 것과 차별화된다.
신한은행이 오픈뱅킹 시행에 맞춰 모바일앱을 여러 금융회사 계좌와 연계해 이용할 수 있는 자산관리서비스 중심으로 전면개편해 내놓으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옥동 행장은 올해 취임 뒤 신한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내걸고 모바일앱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핀테크 기술 확보, 신한금융그룹의 다른 계열사와 모바일 플랫폼 연계 등 작업을 주도했다.
진 행장은 여기 그치지 않고 오픈뱅킹이 전면 시행되는 12월 중순부터 모바일앱에서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핀테크기업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2월 중순부터 토스와 같은 핀테크기업도 오픈뱅킹서비스를 도입해 은행앱 기능을 일부 대체할 수 있는 만큼 모바일앱 경쟁력이 사용자 기반 확보에 절대적 요소로 자리잡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핀테크기업과 본격적으로 모바일 플랫폼 경쟁이 시작되는 만큼 방어전략에 집중할 것"이라며 "오픈뱅킹 도입에 따른 발전계획이 단계적으로 수립되어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오픈뱅킹 도입 이후 쏠앱에서 다른 은행 계좌를 활용해 모바일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 도입이 예정되어 있다.
진 행장은 올해 네이버와 한글과컴퓨터 등 다양한 IT기업과 신한은행의 협력도 주도하며 새로운 디지털금융서비스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핀테크앱과 비교해 은행앱의 단점으로 꼽히는 서비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신한은행이 오픈뱅킹 시범기간부터 모바일앱 경쟁력에 좋은 평가를 받으며 앞서나가고 있는 만큼 오픈뱅킹 전면 시행 뒤에도 핀테크기업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성 연구원은 "오픈뱅킹 시행 뒤에는 핀테크앱이 갖추고 있던 우위는 거의 없어진다고 봐야 한다"며 "편리한 사용경험과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갖춘 은행앱이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