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KB국민은행 안팎에서 올해 임원인사 시기를 놓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임원인사가 예년보다 빨리 발표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매년 12월 말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는 12월27일 인사가 발표됐다.
올해 임원인사 인사가 지난해보다 일찍 발표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는 내년 경영환경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찌감치 ‘논공행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사업전략을 짜는 데 몰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은행들의 수익성 하락이 심상치 않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순이자마진(NIM)이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들의 투자심리도 식어있어 상품 수수료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탓이다.
은행의 이자부문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내년에 올해보다 0.05∼0.09%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허 행장이 임원인사를 빨리 발표해 연말 연초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피하고 평소보다 빨리 내년 경영전략을 짤 수도 있다. 보통 은행들은 11월 말까지 임직원 평가를 마무리하는데 인사가 날 때까지 조직이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도 최근 임직원 평가를 끝낸 것으로 전해진다.
비슷한 이유로 KEB하나은행도 인사를 모두 앞당겨 임원인사를 12월에 진행하고 지점장급 인사와 일반직원 인사도 올해 안에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행장이 10월 일찌감치 연임을 확정지은 점, 부행장을 비롯해 인사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역시 임원인사를 앞당길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허 행장은 지난해 KB국민은행의 부행장과 전무 이상 고위임원을 대대적으로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실시했다. 기존 부행장 3명이 모두 물러나고 4명의 부행장이 새로 나왔다. 전무급 임원도 모두 바뀌면서 9명의 새로운 전무가 탄생했다.
지난해 부행장으로 승진한 김남일 부행장, 오보열 부행장, 이계성 부행장, 서남종 부행장의 임기는 모두 12월31일 끝난다.
다만 부행장으로 승진한 지 1년밖에 되지 않는 데다 올해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제치고 3분기까지 순이익 1위를 지키는 과정에서 허 행장과 손발을 맞춰왔던 만큼 교체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제 몫을 제대로 해낸 대부분 임원들에게 허 행장이 다시 한 번 신뢰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임원인사가 당겨질 수 있다는 말은 거의 매년 나오는 얘기”라며 “올해 임원인사 역시 일정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