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5G스마트폰시장에서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까?
애플은 5G시장에서 중요도가 커질 것으로 보이는 고화질 동영상과 게임, 증강현실 등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워 늦은 시장진입을 만회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20년 하반기에 출시되는 아이폰12 시리즈를 5G모델로 내놓을 것으로 여겨진다. 경쟁사들보다 5G스마트폰시장 진입이 1년 이상 늦는 셈이다.
정보기술(IT)업계는 변화 속도가 빠른데 1년의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이를 고려할 때 애플은 5G스마트폰시장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애플은 2020년 5G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선두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심지어 이들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이 2020년 3분기 5G 아이폰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런 관측이 나오는 배경에는 애플의 5G아이폰을 기다리는 대기수요도 있지만 애플이 5G시장을 겨냥해 구축하고 있는 콘텐츠 생태계도 이유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5G스마트폰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면서도 “5G 킬러콘텐츠를 확보하고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상당한 수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연구원은 5G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실질적으로 5G를 활용한 콘텐츠 가치가 아직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애플은 빠르고 많은 데이터 전송을 기반으로 고품질 동영상, 게임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5G아이폰에서 구독 기반의 서비스들을 더욱 강하게 마케팅할 것”이라며 “하드웨어 점유율 확대에 5G와 멀티미디어 결합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까지 연계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5G시대에 핵심서비스로 거론되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분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애플은 2019년 초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증강현실 개발도구 등을 발표했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밍치궈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애플이 2020년 아이폰 주변기기 형태로 증강현실(AR)글라스를 처음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애플은 새로운 5G스마트폰에서 강점이 있는 콘텐츠 확대를 통해 자연스럽게 구형 모델을 퇴출하면서 5G아이폰 판매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작은 화면과 메모리는 고해상도 멀티미디어 기능이 원활하게 돌아가기에 부적합하다”며 “애플은 iOS14, 15에서 2GB D램을 채택한 작은 화면 기종의 퇴출을 시작하고 보상판매를 통해 신기종 수요로 흡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9월 진행한 신제품 발표회에서 기기보다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앞세우는 모습을 나타냈다.
애플은 가장 먼저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서비스인 애플아케이드, 프리미엄 동영상서비스 애플TV플러스를 소개했다. 애플아케이드는 월 9.99달러, 애플TV플러스는 월 4.99달러에 제공되는 구독형 서비스다.
가장 마지막에 발표한 아이폰11시리즈는 경쟁사 제품보다 트리플카메라 탑재가 1년가량 늦었다. 그러나 애플은 아이폰11 시리즈 가격을 전작보다 같거나 심지어 낮게 책정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애플이 기기혁신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전략에서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견고한 iOS(애플 모바일 운영체계)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4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20년 동영상, 음악, 뉴스 등을 한 데 묶은 번들형 구독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애플이 발표한 2019회계연도 실적에 따르면 아이폰 매출은 2년 전과 비교할 때 0.6%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 매출은 아이폰 매출의 3분의 1수준이지만 2년 전과 비교해 54.3%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