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4일 태국 방콕 '노보텔 방콕 임팩트 회의장'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11분 동안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단독환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4일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환담을 놓고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은 한국과 일본 사이 관계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두 나라 사이 현안은 대화로 해결돼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공식채널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협의로 실질적 관계진전 방안이 도출되기를 원하고 이외에도 필요하다면 더욱 고위급 협의를 여는 방안도 검토해 보자고 제의했다”며 “아베 총리도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 정상 사이에 환담이 이뤄지게 된 상황을 놓고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먼저 정상들의 대기장소에서 아세안 각 나라 정상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며 “그 자리에 아베 총리가 들어오자 문 대통령이 잠시 않아서 이야기 하자고 권하면서 환담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환담’이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도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보통 정상회담은 의제를 오랜 기간 숙성해 두 정상이 미리 약속해 만나는 것이고 약식회담(pull aside)도 짧은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기로 미리 약속하는 것”이라며 “오늘 자리는 그런 협의가 없어 ‘회담’이 아닌 ‘환담’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 사이 만남이 협의 되지 않은 데다 외교부 직원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어서 문 대통령은 일본어 통역담당 직원을 대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대화는 영어 통역담당 직원을 통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적극적으로 대화를 권한 데에는 16~17일 칠레에서 열린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취소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태평양경제렵력체 정상회의가 취소되면서 이번 아세안+3 정상회의가 23일 종료를 앞둔 한국과 일본 사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되기 전에 두 정상이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