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대표 25년 만에 떠나는 최양하, "상황 좋을 때 리스크가 더 크다"

최양하 전 한샘 대표이사 회장이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샘 사옥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샘>

최양하 한샘 대표이사 회장이 한샘을 떠나는 마지막 자리에서도 임직원들에게 현재의 한샘에 만족하지 말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샘 사옥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한샘이 IMF 위기를 기회로 성장했지만 자금력이 풍부해지니 우리 임직원들이 긴장감을 놓기 시작했다”며 “회사는 어려움이 있을 때보다 상황이 좋을 때 리스크가 더 크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979년 한샘에 입사한 뒤 1994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25년 동안 한샘을 이끌어왔는데 올해 10월31일 퇴임을 결정했다.

그는 “이제 한샘은 새로운 미래를 계획해야 하고 저도 제 미래를 계획해야한다”며 “한샘이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금의 결정을 내렸다”고 퇴임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 부엌가구업계 1위, 매출 2조 원 규모의 국내 인테리어업계 1위라는 현재의 한샘에 만족하지 말고 해외로 뻗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국내에서는 고도성장을 할 수 없다”며 “해외지사가 더욱 성장해 국내에서만 매출 2조가 아니라 해외지사 한 곳이 매출 2조를 내는 기업으로 탈바꿈해 세계 속의 한샘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샘은 그동안 남들이 안 하는 일, 못하는 일, 다른 일을 해왔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게 우리가 선두기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며 “(한샘이) 환영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40년 동안 몸담은 한샘에서 앞으로 일해 갈 임직원들을 향한 애정어린 당부도 잊지 않았다.

최 회장은 “제가 그래왔듯이 회사를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의 꿈과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며 “여러분의 성공은 회사의 성공이 되지만 회사의 성공은 여러분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업은 본사 직원들뿐만 아니라 대리점 영업사원, 시공 협력사원, 협력업체 사원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라며 “모든 문제점과 해결방법은 시장과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이임식에서는 최 회장의 업적과 발언 등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는데 최 전 회장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임식을 마친 뒤 임직원들로부터 공로패와 꽃다발을 받고 환송을 받으며 강당을 떠났다.

최 회장은 앞으로 후진 양성을 위한 교육 관련 활동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강승수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이영식 사장을 부회장으로 각각 선임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