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 합병안이 통과됐다.
삼성그룹이 합병을 발표한지 52일만이다. 삼성물산은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제일모직과 합병승인 안건을 69.53%의 찬성률로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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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합병안 표결을 마치고 개표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
전체 주식 총수 1억5621만7764주 가운데 9202만3660주가 찬성해 전체 대비 찬성률은 58.91%를 기록했다.
주총 전까지 약 50% 정도가 찬성의견을 나타냈던 데 비해 다소 높은 찬성률이다. 삼성물산이 합병에 반대하는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세를 안정적으로 막아낸 셈이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합병을 지지한 분들은 물론이고 반대한 분들도 감사하다”며 “그동안 기업설명회를 다니며 쓴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앞으로 더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삼성물산 주주총회는 83.57%라는 이례적으로 높은 출석률을 기록했다. 주총 장소에 마련된 300석의 자리가 주총 시작 한 시간 전 이미 꽉 차 이번 주총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삼성물산은 다른 층에 임시주총장소를 마련해 주주를 안내했다.
삼성물산 주주총회는 주주들이 몰리며 입장과 위임장 확인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예정시간인 9시를 30여분 넘겨 개회됐다. 일반적으로 20~30분이면 마무리되는 주총과 달리 주총이 시작된 뒤에도 발언권을 얻은 주주들이 장시간 발언을 이어가 표결이 지연됐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표결은 1시간 가량 소요됐고 12시 반에야 개표결과가 나왔다. 예상보다 높은 찬성률에 삼성물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합병까지 마지막 절차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만 남겨놓았다. 합병안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규모가 1조5천억 원을 넘어서면 합병이 무산된다.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의 경우 주총의결까지 통과했지만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예상보다 많아 합병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제일모직(17만9천 원)과 삼성물산(6만2100원)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제일모직 15만6493원, 삼성물산 3만4886원)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파는 것이 더 이익이다. 이에 따라 합병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