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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 |
삼성물산이 엘리엇매니지먼트와 법적 공방에서 모두 승리했다.
법원이 엘리엇매니지먼트에서 제기한 2건의 가처분 항고심도 원심과 똑같이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합병 주주총회를 앞두고 성사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올랐다.
제일모직 주가는 16일 전날보다 5.72%(1만500원) 오른 19만1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 합병이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5월27일 21만5500원까지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합병반대 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져 주가가 17만~18만원 대 중반을 오가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삼성물산 주가도 이날 전날보다 3.43%가 오른 6만9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특히 삼성물산 우선주는 전날보다 20.53%나 치솟았다.
삼성물산 주총을 하루 앞두고 합병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로 두 회사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고법 민사40부는 16일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항고한 ‘주주총회 결의 금지’ 및 ‘KCC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1대 0.35)이 현행법에 따라 산정됐고 합병을 결정하게 된 경영판단이 불합리하다 볼 수 없어 엘리엇의 주장을 배척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KCC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서도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이 합병을 앞두고 KCC에 자사주를 매각한 것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줄곧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봤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대한 주주들의 반대의견이 막중하다는 점에 비추어 오늘 법원의 결정은 실망스럽다"며 "합병안이 위법, 불공정하다는 우리의 확고한 믿음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이번 소송건을 대법원에 재항고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엘리엇매니지먼트를 상대로 벌인 2차례 법적 소송에서 모두 이기면서 17일 주총에서 표대결만 남겨두게 됐다.
양측은 지난 50여 일 동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찬반을 놓고 뜨거운 공방을 펼쳐왔다. 지난 5월26일 합병결정이 전격적으로 이뤄지고 곧바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공세가 시작되면서 판세가 엎치락덮치락해 왔다.
임시주총을 하루 앞두고 법적 걸림돌마저 제거되면서 판세는 삼성에 유리하게 기우는 분위기다.
국민연금을 필두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속속 합병 찬성 편에 서기로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16일 삼성물산 합병안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KTB자산운용도 이날 찬성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사학연금과 신영자산운용, 하나UBS, 플러스자산운용도 15일 찬성입장을 내놓았다. 한국투신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브레인자산운용 등도 내부적으로 합병에 찬성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기관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22.6%인데 한두 곳 정도를 빼고 모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엘리엇매니지먼트를 얼마나 지지할 지 알 수 없고 소액주주들 가운데도 합병을 반대하는 의견도 여전해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