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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합병 무산위기, 이재용 직접 외국인 투자자 설득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7-09 14: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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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 합병 무산위기, 이재용 직접 외국인 투자자 설득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을 위해 외국인투자자 설득에 직접 나섰다.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 표대결을 앞두고 합병반대 기류가 높아지자 이 부회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해외 연기금 가운데 처음으로 캐나다연기금이 합병반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합병무산 위기감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박유경 네덜란드연기금자산운용사(APG)이사를 만났다.

네덜란드연기금은 자산규모가 490조 원 가량에 이르는 세계 3위의 자산운용사다. 올해 1월 기준 삼성물산 지분 0.3%를 보유하고 있다.

박 이사는 네덜란드연기금의 아시아지역 담당 책임자다. 홍콩 소재 아시아본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합병반대 입장 발표 뒤 외국인 투자자를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박 이사에게 삼성그룹의 중장기적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방안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일 저녁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리는 ‘앨런앤코 미디어 콘퍼런스’ 참석을 위한 출국이 예정돼 있었다.

이 부회장이 미국출장을 앞두고 네덜란드연기금과 접촉한 것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반대 기류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두 회사 합병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주인공이다. 두 회사의 합병은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지난 5월21일 합병이 결정된 뒤 단 한 차례도 이와 관련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 부회장까지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삼성그룹이 합병 무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덜란드연기금은 지난달 초 합병안에 의문을 제기했다. 합병비율이 불공정해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도 네덜란드연기금은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직접 행동을 같이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이사도 이 부회장과 만남에서 합병논란을 계기로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회사와 주주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17일 합병안건을 처리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연다. 주총에서 초박빙의 표대결이 예상되면서 삼성그룹은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국내외 자문기관들이 일제히 합병반대 의견을 내고 있어 삼성그룹의 위기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가 합병안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는 삼성물산 지분 0.21%, 제일모직 지분 0.08%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연기금이 반대표를 던지기로 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해외 연기금 가운데 처음 나온 합병반대 결정이기 때문이다.

캐나다연기금이 합병반대를 결정한 것은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세계 주요 자문기관들이 반대의견을 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물산의 외국인 투자자들도 합병반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지닌 7.12%를 제외한 삼성물산 외국인 지분은 26.41%로 추정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캐나다연기금과 같이 반대편에 설 경우 합병계획은 물 건너 갈 공산이 크다.

삼성물산은 최근 우호지분을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직원들을 삼성물산 소액주주들 자택에 직접 보내 설득하는 작업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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