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IM(무선사업)부문 사장이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중저가폰 라인업을 확대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 사장은 중저가폰을 통해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샤오미 등 경쟁 스마트폰회사들의 제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
|
|
▲ 신종균 삼성전자 IM(무선사업)부문 사장. |
삼성전자가 말레이시아에 새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V플러스’를 출시한다고 8일 밝혔다.
갤럭시V플러스는 512메가 램과 2기가 내장 메모리, 4인치 액정과 300만 화소급 카메라를 탑재한 초저가형 스마트폰이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V’와 성능이 동일하다.
전자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전자가 2011년 수준의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미래가 없다는 듯한 전략을 쓰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계속 저성능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종균 사장은 올해 초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고화질 디스플레이 등을 탑재하며 라인업을 정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제품은 이런 계획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저가형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J2’도 공개했다. 갤럭시J2는 삼성전자의 자체 프로세서 ‘엑시노스3475’를 탑재했지만 성능은 갤럭시V플러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의 중저가형 스마트폰 라인업은 갤럭시A와 갤럭시J, 갤럭시E, 타이젠Z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새 제품 시리즈인 ‘갤럭시H’의 상표권도 출원했다.
외신들은 신 사장이 중저가폰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내놓지 않는 데 대해 비판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회사들은 신흥시장에 낮은 가격에 고성능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는데 신 사장은 삼성전자의 브랜드 외에 어떤 경쟁력도 갖추지 못한 스마트폰을 계속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V플러스를 말레이시아에서 82 달러에 판매한다. 샤오미는 말레이시아에서 4.7인치 HD급 화면과 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해 성능이 갤럭시V플러스보다 크게 앞선 ‘레드미2’를 100달러 정도에 팔고 있다.
샤오미는 말레이시아에서 2기가 램과 퀄컴의 ‘스냅드래곤615’ 프로세서를 탑재한 Mi4i도 200 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이 가격대와 비슷한 삼성전자 ‘갤럭시 그랜드 프라임’의 경우 성능이 한참 낮은 ‘스냅드래곤410’ 프로세서와 1기가 램이 탑재돼 있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 사장이 스마트폰 보급 증가로 신흥시장에서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평준화하는 추세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
|
▲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V플러스'. |
말레이시아의 경우 스마트폰 보급률은 70.8%로 미국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저가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가 샤오미 등의 제품을 두고 삼성전자 제품을 고를 이유는 거의 없다”며 “수요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부진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신흥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인도시장과 동남아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점유율이 7%포인트 정도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브랜드에만 의존하지 않고 가격과 성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시장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