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아워홈 부사장이 보직에서 해임되면서 아워홈의 후계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구 부사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자녀 가운데 마땅한 후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형편에 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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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 |
아워홈은 구 부사장이 2일 아워홈 구매식자재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나 3일부터 회장실에 출근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아워홈은 구 부사장의 보직해임 이유에 대해 “회사 내부사정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 부사장은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로 구 회장의 자녀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해 왔다.
구 부사장이 지난 2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할 때만 해도 아워홈의 승계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에 구 부사장이 돌연 보직에서 해임된 것은 구자학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 부사장이 외부에서 경영진을 직접 영입하자 내부에서 오래 근무한 임원진들이 불만을 품고 세력다툼을 해 왔다”며 “아워홈 주력사업부의 수장들까지 인사교체 대상에 거명되는 등 분란이 커지자 구 회장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워홈에 '인화'를 중시하는 LG그룹의 기업문화가 뿌리깊은 상황에서 구 부사장이 내부세력을 품지 못한 점이 구 회장의 눈밖에 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해석한다.
구 부사장은 올해 들어 ‘정통 LG맨’이자 구 회장의 측근으로 불린 이승우 전 대표와 갈등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사장은 세심하지만 오너 일가답게 다혈질 기질이 있어 고위임원들을 서슴지 않고 나무라는 성격으로 전해진다.
구 부사장은 외부에서 직접 영입한 CJ제일제당 출신의 김태준 전 대표나 노희영 전 CJ 고문 등과 내부세력의 알력다툼을 조율하는 데 실패했다.
그 결과 아워홈은 최근 내부인사인 이종상 급식사업부 상무를 대표에 올려 갈등봉합에 나섰다.
구 부사장이 보직에서 해임되면서 구 회장의 장남이자 아워홈의 최대주주인 구본성씨가 아워홈 경영일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아워홈은 구본성씨가 38.56%, 구지은 부사장이 20.67%, 구 회장의 장녀 구미현씨가 19.28%, 차녀 구명진씨가 19.60%씩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구본성씨는 별도로 의류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아워홈 경영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본성씨는 아워홈 주주총회 때 잠시 회사에 들르는 것을 제외하고 회사출입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구자학 회장이 아워홈 내부의 갈등을 감안해 구지은 부사장을 잠시 물러나게 했을 뿐 상황이 정리되면 구지은 부사장을 다시 경영일선에 앉힐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