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를 루게릭병과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로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상3상에 기대를 많이 했을 터인데 원통한 심정을 지닌 주주들께 다시 한 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하지만 이번 임상3상을 ‘미완의 성공’으로 자평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엔젠시스'의 임상3-1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VM202)의 임상3-1상에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임상에 참여한 일부 환자에서 위약과 시험약이 혼용됐음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번 임상3상에서 엔젠시스의 약물효과는 충분히 확인됐다고 봤다.
위약과 시험약의 혼용 등 문제가 된 환자를 제외한 43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결과 효능을 나타내는 수치인 ‘P값’이 3, 6개월 시점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엔젠시스를 복용한 환자의 P값은 3개월에 0.0089, 6개월에 0.0018이 나왔다”며 “P값 기준인 0.05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로 이 데이터가 사실일 가능성은 99%”라고 말했다.
환자 등록이 가장 많고 임상시험 통제가 잘 이뤄진 3개 병원의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결과에서도 엔젠스미스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통증 감소효과가 확인됐다.
김 대표는 “유전자치료제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약물 안전성도 임상2상에 이어 임상3상에서 다시 확인됐다”며 “비록 이번 임상3상에서 명확한 데이터를 도출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경험을 후속 임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젠시스의 후속 임상3상은 임상3-1상과 달리 환자 150~200명의 중간 규모로 2~3개가 진행한다.
대규모 임상을 쪼개어 각각 다른 임상디자인을 적용한 뒤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은 임상으로 판매허가를 받겠다는 전략이다.
또 엔젠시스를 루게릭병과 샤르코-마리-투스병과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로도 개발해 생물학적 제제 허가승인(BLA)을 조기에 획득해 유리한 약가를 받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헬릭스미스는 루게릭병을 적응증으로 미국에서 임상2상을, 샤르코-마리-투스병을 적응증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1, 2상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계획보다 6개월 정도 지연된 것일 뿐 임상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며 “6개월 내에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에 관한 후기 임상3상을 시작하고 2022년 2월경에는 희귀의약품 지정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