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파트너스가 미국과 중국에 쏠린 투자처를 동남아시아로 넓히고 있다.
기존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안정적 투자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로 투자처를 넓혀 과감한 투자에도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투자파트너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시아 국가로 투자처를 다양화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스타트업과 비교해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스타트업이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서 투자가치가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기존에 미국과 중국에 투자를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올해 들어 부쩍 동남아시아 국가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전체 해외투자금액 가운데 미국과 중국에 투자한 비중은 2018년 말 69%에서 2019년 8월 말 66%로 줄어든 반면 동남아시아국가 투자비중은 4%에서 11%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해외투자를 시작한 2008년부터 10년 동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비교적 안정적 투자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해외투자 경험이 쌓이고 투자역량이 강화되자 성장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성장률이 5%를 넘는 데다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넘어선 유니콘기업을 연이어 배출하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동남아시아 투자를 늘리기 위해 3월 싱가포르 금융투자회사 골든이퀘이터캐피털(GEC)과 각각 2천만 싱가포르 달러(약 170억 원)씩 출자해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 펀드를 활용해 인도네시아 마케팅기업인 ‘거쉬클라우드탤런트에이전시’에 약 250만 달러, 베트남 부동산거래 중개플랫폼 ‘레버’에 약 23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금융회사와 함께 동남아시아에 투자할 펀드를 조성한 국내 벤처캐피털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처음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해 말까지 싱가포르 기관 및 민간투자자들도 참여시켜 펀드 규모를 1억2천만 싱가포르 달러(약 1020억 원)까지 늘릴 계획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투자는 대체로 골든이퀘이터캐피털과 조성한 펀드를 활용해 투자할 것”이라며 “다만 펀드의 규모가 아직 크지 않기 때문에 다른 펀드를 통해 동남아시아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설립할 계획도 세워뒀다.
한국파트너스는 싱가포르 사무스를 세워 동남아시아 투자를 위한 거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가상화폐, 블록체인 등의 투자를 주로 담당하던 김종현 상무가 이 사무소를 총괄하기로 했다.
김 상무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금도 동남아시아에 투자하고 있지만 투자를 더욱 잘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세워 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