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이 보령제약그룹 계열사 보령메디앙스를 그룹에서 분리한다.
김 회장이 지배구조 정리에 나서면서 아들 김정균 보령홀딩스 상무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메디앙스가 10월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보령메디앙스’의 회사이름에서 보령을 떼어내 ‘메디앙스’로 변경하기로 하면서 보령제약이 계열 분리를 공식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령메디앙스는 보령제약의 계열사로 유아용품 도소매와 수출입을 주요사업으로 한다. 1979년 보령장업으로 세워져 1998년 보령메디앙스로 회사 이름을 변경했다.
김 회장의 동생인 김은정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때문에 보령메디앙스의 계열분리는 김 회장이 김정균 상무로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포석으로 파악된다.
김정균 상무가 최근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하며 경영일선에 나섬에 따라 지배구조를 정리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김정균 상무는 원래 이름이 유정균이었으나 2009년 성을 어머니 성인 김씨로 변경하고 보령홀딩스의 지분을 매입하며 경영권 승계를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왔다.
김정균 상무는 현재 보령제약그룹의 지주회사인 보령홀딩스 지분 25%를 보유하며 45%를 보유한 김은선 회장에 이어 보령홀딩스의 2대주주다.
보령제약을 창업한 김승호 회장은 올해 88세로 딸만 4명을 뒀다.
김승호 창업주는 장녀인 김은선 회장에게 보령제약, 막내인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부회장에게 보령메디앙스를 물려줬다.
보령제약은 2008년 보령홀딩스를 지주회사로 하는 지배구조로 정비를 마쳤고 보령메디앙스 지분을 계속 줄여왔다.
보령제약의 현재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보령홀딩스가 보령제약과 보령메디앙스 지분을 각각 33.75%, 9.81%를 들고 있다. 보령메디앙스는 보령제약 지분 5.37%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보령홀딩스가 보유한 보령메디앙스 지분과 보령메디앙스가 보유하고 있는 보령제약 지분을 각각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계열 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김정균 상무가 보령제약 경영권을 물려받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김정균 상무는 1985년 태어났는데 보수적 분위기의 제약업계에서 젊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경영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김 상무는 2011년 중앙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보령제약 이사대우로 입사해 2017년 보령홀딩스 상무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김은선 회장이 지난해 12월 보령제약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전문경영인체제로 바뀐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김정균 상무는 경영수업을 받으며 성과를 내는데 한동안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은 현재 경영부문을 안재현 사장, 연구·생산부문을 이삼수 사장이 각각 맡고 있다.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하면서 당시 김정균 상무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보령제약그룹 관계자는 “보령메디앙스의 회사이름 변경은 제약과 유통이라는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책임경영의 일환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보령제약과 보령메디앙스에서 보유한 각각의 지분도 천천히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