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라이언택시(가칭)’ 운영을 위해 서울시에 요청한 11인승 이상 대형 승합택시에 관한 운영 지침을 검토하고 있다.
라이언택시는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11인승 이상 대형택시 중개 플랫폼서비스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라이언택시 플랫폼 운영을 위해 100여 개의 법인택시회사와 손잡기로 하고 계약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서울시가 대형택시 운영지침을 만들면 700~800대 규모로 라이언택시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택시를 운행할 기사 수급문제로 카카오모빌리티가 내놓는 대형택시서비스의 안착이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인택시회사는 만성적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라이언택시 운행기사를 모집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라이언택시 운행규모는 700~800대다. 택시업계는 이 정도 규모를 운휴 없이 지속적으로 운행하려면 최소한 택시 수의 5배인 3500~4천 명의 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승차공유서비스 ‘타다’는 출시 초기 높은 급여를 인센티브로 제시해 기사들을 끌어 모았다. 타다는 9월 기준 약 1천 대의 차량을 운행하고 등록기사 수는 1만6천여 명이다.
택시회사의 한 관계자는 “라이언택시는 카카오모빌리티를 운영주체로 하고 지정배차제와 월급제를 도입해 웨이고블루와 유사한데 웨이고블루 택시에서 지정배차에 따른 높은 노동강도 때문에 기사들이 계속 이탈하고 있다”며 “라이언택시가 기사들을 끌어 모을 유인없이 웨이고블루 택시처럼 배차를 한다면 라이언택시를 운행할 기사 모집이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지정배차제도는 고객의 택시 호출을 중앙배차본부에서 받아 인근 택시에 배정하는 방식이다.
기존 택시호출 서비스는 연말이나 심야시간에 택시기사가 고객의 호출을 무시하는 승차거부가 나타나고 택시를 못잡은 고객의 불만이 높아지는 문제가 자주 발생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컨트롤타워에서 호출을 관리하고 강제로 택시를 배차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라이언택시에 지정배차시스템을 도입해 승차거부를 막는 것을 플랫폼 운영목표로 세워뒀다.
이는 박 시장이 6월 도입했던 S택시 서비스의 목표와 같다.
서울시는 6월 택시 승차거부를 근절하기 위해 S택시 애플리케이션을 내놨다. 하지만 S택시는 앱 안정성 문제와 택시기사들의 반발 때문에 출시 한 달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S택시는 카카오택시 등 민간 택시앱과 비교해 안정성이 떨어져 앱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많았다. 또 서울시는 택시호출을 거부하는 기사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이러한 서울시의 방침에 택시기사들이 거세게 반발해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다.
박 시장이 S택시의 실패를 딛고 택시 서비스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택시기사에게 과태료 같은 채찍을 활용하기보다 택시기사의 현실을 반영한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언택시처럼 지정배차를 통해 기존 택시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플랫폼의 서비스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플랫폼 운영자나 이용자뿐 아니라 플랫폼 노동자인 택시기사의 강도 높은 노동환경에 분명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택시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빌리티 플랫폼이 도입되면서 택시기사에게 높은 급여가 주어지지만 반대급부로 높은 노동강도를 견뎌야 한다”며 “사납금제도도 일정금액을 채우기 위해 노동강도가 높아지지만 강제배차도 패널티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노동강도가 높아져 일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