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5자유운수권’을 통한 해외화물 수요 유치로 항공화물시장 불황에 대응하고 있다.
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제 3국 사이 화물 수요를 대한항공으로 끌어올 수 있는 5자유노선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5자유운수권이란 상대국에서 제 3국으로 승객, 화물 등을 운송할 수 있는 운수권을 말한다. 항공자유화협정에서 규정한 5번째 단계의 자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5자유운수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예를 들어 항공사가 인천에서 일본 도쿄, 미국 LA로 가는 항공편을 운항한다고 가정하면 일반 운수권으로는 인천~도쿄, 인천~LA 노선을 따로 개설해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5자유운수권을 활용하면 인천에서 도쿄를 거쳐 LA로 향하는 노선을 개설한 뒤 한국에서 일본, 미국으로 가는 승객이나 화물 뿐 아니라 일본에서 미국으로 가는 승객이나 화물도 운송할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화물부문이 5자유운수권을 활용한 3국 사이 화물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대한항공이 3국 화물을 운송해오던 인천~상해~뉴욕 노선에 더해 동남아시아를 경유해 유럽으로 가는 5자유노선, 북미와 남미를 모두 경유하는 노선 등을 증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5자유운수권을 활용한 화물노선 강화가 최근 침체에 빠져있는 항공화물시장에 새로운 수요 확보를 통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 IR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9년 상반기 화물부문에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9.6% 줄어든 매출을 냈다. 특히 장거리 노선인 미주, 유럽 노선의 매출 감소율은 각각 9%, 18%로 매우 높았다. 미주 노선과 유럽 노선은 대한항공 전체 화물 매출의 66%를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상반기 화물 매출의 감소는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화물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화물 수요 확보를 위해 그동안 한국 화물 수요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화물노선 영업에서 탈피해 제 3국 사이의 화물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을 세웠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5자유운수권을 활용한 화물사업에서는 각 나라 사이에 어떤 화물 수요가 높은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새 수요를 찾아내 제 3국 사이 화물 운송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베트남 하노이와 인도 델리를 경유해 유럽(이탈리아 밀라노·오스트리아 비엔나)으로 향하는 화물노선을 증편했다. 대한항공은 이 증편을 통해 하노이에서 델리로 가는 휴대폰, 델리에서 비엔나, 밀라노로 가는 의류 등을 추가로 수송하고 있다.
또한 중국 시안과 인천 사이 반도체 프로젝트 물량을 운송하기 위해 5월 개설한 인천~시안~하노이 노선에서는 7월부터 시안에서 하노이로 향하는 전자제품도 추가로 운송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화물시장은 단순히 국내 항공사들끼리 경쟁하는 시장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항공사가 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 확보를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대한항공의 제 3국 화물수요 강화 전략도 이런 경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