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러시아에 소재·부품·장비 육성에 투자하는 펀드를 함께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홍 부총리는 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5차 동방경제포럼의 ‘한국-러시아 경제·기업인 대화’에 참석해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 출자해 소재·부품·장비산업을 키우는 대규모 투자펀드를 조성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기재부가 전했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5차 동방경제포럼의 '한국-러시아 경제기업인 대화'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
그는 러시아가 투자펀드 조성을 통해 기초 원천기술을 사업화하면서 해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국도 소재·부품·장비에 관련된 수입 공급선을 다변화하기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봤다.
홍 부총리는 “(투자펀드 조성을 통해) 한국과 러시아의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경제협력을 촉진하는 새로운 가치사슬을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글로벌 가치사슬 발전의 혜택을 입은 사례로 제시했다. 유라시아 경제권이 부흥하려면 가치사슬의 고리를 보강하면서 새로 만들어내야 한다고도 봤다.
이를 위해 유라시아 가치사슬의 핵심 국가인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과 교류를 우선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국제정세의 우호적 여건이 조성된다면 남한 북한 러시아 중국이 극동 접경지대를 함께 개발해 유라시아 국가 사이의 가치사슬을 다시 연결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새로운 가치사슬 고리를 만들어낼 수단으로서 한국-러시아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의 실질적 타결을 제시했다. 한국-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사이의 포괄적 자유무역협정 협의가 성사될 가능성도 기대했다.
홍 부총리는 “경제적으로 아무리 강한 나라여도 주변 국가와 연결고리가 약해진다면 전체 가치사슬에서 고립되고 소외돼 결국 쇠락의 길을 피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염두에 둔 말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은 내부적 어려움에도 정치외교적 갈등이 경제 문제로 파급되는 일을 막고 경제 교류를 지속하기 위해 최대한 힘써왔다”며 “앞으로도 주변 국가와 긴밀한 대화·협력을 기반으로 약화된 고리를 보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