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수 보령제약 공동대표이사 사장이 신약 개발과 자회사 상장을 통해 보령제약의 항암제 개발역량을 강화한다.
이 사장은 보령제약을 도입신약만 판매하는 회사에 머물지 않고 신약 개발도 할 수 있는 항암제 전문회사로 바꾸고 있다.
▲ 이삼수 보령제약 공동대표이사 사장.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8월말 차세대 항암 신약 물질로 주목을 받는 ‘BR2002’의 임상1상을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승인을 얻어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BR2002는 보령제약이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이전받은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BR2002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항암제와 암과 싸우는 힘을 키워주는 면역항암제의 특징을 동시에 갖고 있다.
보령제약은 현재 BR2002의 특징을 활용해 암세포의 성장과 조절 인자인 PI3K와 DNA-PK를 동시에 공략하는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성 림프종은 몸의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림프조직에 생긴 종양을 말한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BR2002는 혁신신약으로 이미 전임상 연구에서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다”며 “혈액암을 시작으로 고형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보령제약은 기침약 ‘용각산’으로 기틀을 세웠고 위장약 ‘겔포스’로 국내 대표 제약사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를 개발해 보령제약의 성장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장은 카나브가 국내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해외에서도 안정적 매출을 보이면서 보령제약의 새 성장동력이 될 제2의 카나브 찾기에 나섰다.
이 사장은 보령제약의 새로운 먹거리로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글로벌 면역항암제시장에 주목했다.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글로벌 면역항암제시장은 2013년 8억8300만 달러(9986억 원)에서 2018년 193억2600만 달러(21조8877억 원)으로 5년 사이에 22배 이상 커졌다. 기존 항암제의 치료범위 확대와 새 치료제 출시, 암 발병률 증가 등에 따라 시장규모는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제약은 연간 약 900억 원의 항암제를 판매하는 국내 1위의 판매회사이지만 대부분이 자체 개발이 아닌 도입신약이라 아쉬움이 있었다.
이 사장은 보령제약의 항암제 개발역량을 키워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이 사장은 이에따라 자회사 바이젠셀의 2020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신약 후보물질을 늘려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항암제 개발회사인 바이젠셀은 가톨릭대학교의 바이오벤처회사로 세워져 2017년 보령제약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바이젠셀은 암항원에 반응하는 면역세포인 T세포를 골라내 배양한 뒤 환자 몸에 투여해 암을 치료하는 림프종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사장은 1월 기자간담회에서 “보령제약은 포스트 카나브를 위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화학연구소와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개발하고 있는 BR2002에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