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DLS(파생결합증권)·DLF(파생결합펀드)와 관련해 각종 의혹을 조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은 후보자는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DLS(파생결합증권)·DLF(파생결합펀드)상품에 사기성이 있다고 하자 “상품을 보면 고위험 중수익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위험도는 높지만 수익은 그만큼 높지 않아 상품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의 파생결합펀드 판매와 관련해 제기된 ‘쪼개팔기’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제 의원은 우리은행이 취금한 독일금리 연동 파생결합펀드상품과 관련해 공모 형태를 취하지 않고 49인 이하의 투자자를 모집해 19개 상품으로 쪼개파는 방식으로 느슨한 사모펀드 규제로 우회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은 후보자는 “공모해야 할 상품을 사모 형식으로 발행했다는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의 기본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지만 판매과정에서 상품을 잘못 소개해 피해가 일어나는 일은 발생해선 안 된다”며 “불법적 요소가 발생한다면 판매자에게 응당한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은 후보자는 고용보험기금 위탁운용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문제가 된 파생결합증권에 투자해 손실을 본 점을 놓고는 조사하겠다고 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국투자증권이 고용보험기금 584억 원을 들여 문제가 된 상품에 투자해 477억 원, 82% 손실을 봤는데 고용보험기금은 세금이고 국민의 재산”이라며 “한국투자증권이 책임져야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은 후보자는 “조사해봐야 할 것”이라며 “(금융위원장에 임명되면) 고용기금은 기관투자자인데 한국투자증권의 꼬임에 넘어갔는지, 알고 한 것인지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겠다”고 대답했다.
은 후보자는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이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놓고는 “금융위는 좋은 취지로 했지만 결과적으로 억울한 느낌이 있을 것”이라면서 “충분히 문제가 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20조 원 규모로 했는데 재원이 많으면 하겠는데 이 상태에서 여유가 있으면 갈 수도 있다”면서도 “그런데 미리 희망을 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재원에 여유가 있으면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에게도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한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가 투자 위험성이 높아 불완전판매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65세를 넘었고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한 경험이 없어 금융투자협회 표준투자원칙에 따라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있는데 조사를 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은 후보자는 “아니 뭐든 다 조사하라고 하니까”라며 말끝을 흐리다가 “조사하겠다”고 대답했다.
이 펀드에 가입했냐는 질문에 은 후보자는 “가입하지 않았는데 관심은 있다”며 “아내에게 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