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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왼쪽)과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
엔터테인먼트회사들이 외식사업을 눈여겨 보고 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노희영 전 CJ 부사장을 영업해 YG푸드를 설립하면서 외식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양 대표는 10년 동안 ‘삼거리포차’를 운영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외식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만 회장은 외식사업에 진출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 회장은 다시 외식사업에 도전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엔터테인먼트회사들이 외식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소속 연예인들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금장사인 데다 쉽게 식당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또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작용한다.
◆ 양현석, ‘삼거리포차’ 10년 경험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신규사업을 담당하는 YG플러스를 통해 35억 원을 투자해 YG푸드를 설립했다.
양 대표는 외식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위해 노희영 대표를 영입했다. 노 대표는 오리온과 CJ 등에서 ‘마켓오’와 ‘계절밥상’, ‘비비고’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기획해 성공한 인물이다.
YG푸드는 설립에 앞서 홍익대 주변에 ‘삼거리푸줏간’을 열었다.
양 대표가 이번에 외식사업을 처음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YG엔터테인먼트는 2004년부터 홍익대 주변에 ‘삼거리포차’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양 대표는 삼거리포차를 보면서 외식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양 대표에게 삼거리포차는 외식사업 경험을 쌓기 위한 준비단계였던 셈이다. 양 대표는 별도법인을 설립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운 삼거리푸줏간을 통해 외식사업을 YG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기 위한 출발선에 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거리푸줏간이 문을 열 때 YG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이 총출동했을 정도로 양 대표는 이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외식사업이 YG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수익원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수만, 외식사업 재도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외식사업에서 실패한 아픈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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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
이 회장은 2008년 외식사업 자회사인 ‘SMF&B’를 설립해 한식전문 레스토랑 ‘이-테이블’을 열었다. 하지만 이 식당은 2011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이 회장의 외식사업 실패 잔혹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SMF&B는 2012년 크라제인터내셔널과 합작해 치킨전문 브랜드 ‘치맥’(ChiMC)을 내놓았는데 첫 번째 점포가 문을 연 지 불과 며칠 만에 사업에서 철수했다.
그 뒤 SMF&B는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 가운데 애물단지로 취급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억 원의 매출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올해 SMF&B를 앞세워 외식사업에 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F&B를 통해 조만간 청담동 사옥에 ‘프리미엄 테마 레스토랑’을 연다.
SMF&B는 한식을 고집했던 기존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스페인식당과 카페 등 다양한 콘셉트의 식당을 사옥 층마다 배치해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회장은 일본과 미국 등에도 SMF&B가 추진하는 식당의 지점을 낼 계획도 잡아놓고 있다. 이 회장은 엔터테인먼트 공간 ‘SM타운’의 글로벌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외식사업을 이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가 두 번의 사업실패에도 다시 외식사업을 준비할 만큼 이 회장은 외식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 왜 외식사업에 나설까
엔터테인먼트회사들이 외식사업에 주목하는 것은 소속 연예인을 통해 스타 마케팅을 펼쳐 손쉽게 현금 창출원을 만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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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왼쪽)가 삼거리푸줏간을 찾은 가수 '비'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우선 외식사업은 상대적으로 진출하기가 쉽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식사업 진출은 좁은 의미에서 식당을 새로 개업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적은 투자로 시작하기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런데다 엔터테인먼트회사들이 연예인을 앞세워 마케팅을 펼칠 경우 사람을 모으기가 쉬워 그만큼 위험부담이 적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성공만 할 경우 식당을 순식간에 확장할 수 있어 외식사업만큼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찾기도 쉽지 않다.
엔터테인먼트사업은 특성상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뒤늦게 현금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약점을 외식사업이 보완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수만 회장이나 양현석 대표는 한류 연예인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외식사업도 스타 마케팅과 결합해 글로벌 콘텐츠로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엔터테인먼트회사에게 매력적이다.
이수만 회장이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한식과 치맥 등 외식사업을 추진했던 것도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현석 대표도 YG엔터테인먼트의 신사업 추진과 관련해 글로벌시장 진출과 한류와 시너지를 가장 크게 고려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대목이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타 마케팅을 펼치면 팬을 쉽게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깜짝인기에 그칠 공산도 크다”며 “외식사업은 차별화를 이뤄내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양 대표가 노희영 대표를 영입해 외식사업을 전문가에서 맡긴 점은 주목할 만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