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팬오션(구 STX팬오션) 매각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기업의 특성에 맞는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25일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팬오션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거쳐 하림그룹에 매각된 과정에 대한 평가를 거쳐 산업은행은 앞으로 개별 채권기업들의 특성에 적합한 경영정상화 수단을 적용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팬오션의 성공적 법정관리 조기종결은 주채권은행 등 채권자가 자금지원을 비롯해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경우 회사의 정상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법정관리는 물론이고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등 각 구조조정 제도가 지닌 장점을 결합한 별도의 구조조정 방안을 연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산업은행 또 법원과 협력해 구조조정 대상기업들이 경영을 정상화할 가능성을 더욱 높이기로 했다.
법정관리 제도의 경우 대상이 되는 기업의 근본적 채무를 형평성있게 재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채권자는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기 힘들다.
산업은행은 이런 한계를 보완해 팬오션의 실적을 개선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팬오션의 부실이 일어난 원인을 분석해 가장 효율적 구조조정 수단을 채택했다”며 “팬오션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시작한 뒤에도 잠재위험성을 선제적으로 부담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함께 힘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홍기택 회장은 2013년 초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 금융당국으로부터 산업은행이 팬오션을 인수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홍 회장은 팬오션이 맺었던 악성 장기용선계약과 막대한 우발채무 때문에 자금을 지원해도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홍 회장은 대신 팬오션이 법정관리를 통해 악성 장기용선계약을 해지하고 빚 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팬오션은 홍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2013년 6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산업은행은 팬오션이 법정관리 인가를 받기 전인 2013년 8월 신규 운영자금 2천억 원을 제공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지원했다. 산업은행은 당시 1600곳 이상이었던 화주들에게 서면을 보내 팬오션이 주채권은행과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하고 있다고 보증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팬오션은 법정관리를 받는 동안 산업은행의 자금지원과 함께 악성 장기용선계약을 대부분 해지하고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등 수익성 개선작업을 적극적으로 실행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팬오션은 2014년 1분기 영업이익 498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부채비율도 2013년 말 2400%에서 지난해 4분기에 200%대로 내려갔다.
팬오션은 이런 경영실적을 기반으로 인수합병 절차를 진행한 끝에 최근 하림그룹에 약 1조 원의 가격으로 인수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