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9-08-06 15: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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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부동산금융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실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9일 발행하는 회사채 규모를 3천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대신증권이 지금까지 발행한 채권규모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
당초 2천억 원 정도로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가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시행한 수요예측에서 1조1700억 원의 매수주문이 몰리면서 발행금액을 1천억 원 더 늘리기로 한 것이다.
대신증권은 채권 발행여건이 좋아진 기회를 틈타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개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사업에서 주로 수익을 냈지만 최근 투자금융(IB)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자본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채권을 발행하기에 좋은 조건이 형성된 데다 예전과 달리 증권사들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나 트레이딩 등에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져 중장기적 사업을 위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신증권은 올해 초 부동산신탁 자회사인 대신자산신탁을 설립하며 1천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함께 부동산신탁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이나 신영증권이 투자한 금액과 비교해 큰 규모다.
또 몇년 전부터 ‘나인원한남’ 등 부동산개발사업에 참여하거나 미국 맨해튼의 고급빌딩을 매입하는 등 부동산금융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이를 위한 ‘실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신자산신탁은 당장 유상증자 등을 계획하고 있지 않은 만큼 대신증권 차원에서 부동산금융이나 트레이딩 등 다양한 사업에서 자본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대신증권이 회사채 발행규모를 늘리려는 이유로 꼽힌다.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면 금리가 더 낮아지기 전에 회사채를 사려는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대신증권은 기관투자자가 회사채에 몰리는 상황을 틈타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기회를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금리가 가장 저점에 이르러 채권을 발행하기에 적합한 시기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1.172%로 연중 최저치에 이르렀다. 올해 초 1.802% 수준으로 거래됐는데 금리가 크게 낮아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지속되는 등 대내외적 불안요소가 늘어나 안전자산인 채권에 자금이 몰리면서 채권금리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부진에도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다양한 수익원을 마련해뒀다는 점도 회사채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전에는 증권사들이 개인 위탁매매사업에서 주로 수익을 올렸던 만큼 증시 부진에 따라 실적이 크게 줄어드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기업금융이나 자기자본투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해 실적 부침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금리 하락기조에 너도나도 회사채 발행에 뛰어들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대신증권이 이번에 확충한 자금을 어디에 쓸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