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출판계가 표절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 신경숙씨가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일부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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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신경숙씨 |
최근 인기 드라마 ‘프로듀사’에 등장해 판매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헤르만 헷세 ‘데미안’도 번역본 표절 논란으로 출판사끼리 잡음이 커지고 있다.
17일 출판계에 따르면 소설가 이응준씨가 신경숙씨의 작품에 표절문제를 제기했다.
이씨는 신씨가 일본 탐미주의 작가인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란 글에서 신씨가 1996년 발표한 단편 ‘전설’이 미시마의 ‘우국’을 표절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표절이 의심되는 부분을 조목조목 인용해 각각 4개와 7개 문장으로 이뤄진 부분이 같은 글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한국문단에서 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동해 온 중견 작가다. 이씨는 장편소설 ‘국가의 사생활’과 ‘내 연애의 모든 것’ 등으로 대중들에게도 인지도가 높다.
신씨의 표절의혹이 문단 선후배 관계인 이씨에 의해 제기됐다는 점에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신씨는 1990년대 이후 20년 넘게 한국문학계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인데 다른 나라도 아닌 일본소설가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주장이어서 파문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신씨는 이번뿐 아니라 앞서 발표한 ‘딸기밭’과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등 작품들도 표절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다.
신씨는 이와 관련 17일 출판사 창비를 통해 "문제가 된 일본작가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다"고 표절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이씨는 신씨와 창비의 해명에 대해 즉각 블로그에 "한 문인으로서 제 모국어의 독자 분들께 기어이 반성하지 못하는 문단이 너무도 치욕스러워 그저 죄스러울 뿐"이라고 글을 올렸다.
출판계에서도 표절시비가 일어 시끄럽다.
최근 KBS2TV 드라마 ‘프로듀사’에 출판사 크눌프가 발간한 헤르만 헷세 원작의 ‘데미안+수레바퀴 밑에서’ 세트가 번역본 표절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문학동네와 민음사는 크눌프가 앞서 발간한 번역 판본을 베껴 출판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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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극중 신디로 분한 아이유가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을 읽고 있다.<드라마 '프로듀사' 화면 캡쳐> |
출판유통심위원회는 지난 15일 이와 관련해 논의한 뒤 표절사실이 공식적으로 판단될 경우 판매금지 조치를 내릴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크눌프가 출간한 ‘데미안’은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연결하는 중요한 모티프로 등장한 뒤 주목을 끌며 6월 첫 주 예스24 집계 종합 베스트셀러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사안은 번역본의 저작권 관련 표절의혹이 제기된 사례인 만큼 향후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문학·출판계가 극심한 불황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해묵은 표절 논란까지 덮쳐 가뜩이나 적은 독자층이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