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정 사장은 SKC&C 대표로 재직할 때 발생한 방산비리와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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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2일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을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방산비리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방산비리와 관련해 대기업 현직 사장이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
정 사장은 SKC&C가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납품회사인 터키 하벨산 협력업체로 선정되는 과정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
방위사업청은 2009년 전자전훈련장비 납품회사로 하벨산을 낙점했다. SKC&C는 하벨산과 독점계약을 맺고 있는 일광공영이 지정하는 국내업체에 하도급대금 32%를 재하도급하는 조건으로 하벨산 협력업체로 선정됐다.
합수단은 이 과정에서 이규태 회장과 윤석원 SKC&C 전 전무가 공모해 사업비를 부풀린 혐의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SKC&C는 소프트웨어 국산화 명목으로 하벨산, 일광공영 계열사와 1100억 원대 사업비를 나눴다.
정 사장은 SKC&C가 하벨산과 계약한 2009년부터 SKC&C 공공금융사업부문장과 IT서비스사업총괄사장을 역임했다. 검찰은 정 사장이 이미 구속된 윤 전 전무로부터 보고를 받고 사업비를 부풀리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올해 SK이노베이션 사장으로 취임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정 사장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는 등 회사 체질개선에 전념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들은 방산비리 수사가 확산되고 정 사장에게 불똥이 튈 경우 SK이노베이션의 구조조정의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 사장이 당시 SKC&C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직접 계약을 맺었던 만큼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추진해 온 SK루브리컨츠 매각이 불발되면서 구조조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