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사들이 계열 은행들을 통한 경기도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방금융지주사들은 인구가 많고 중소기업금융 수요도 늘어나는 경기도에 자리를 잡고 사업을 확대하려고 한다.
◆ 지방은행들, 경기도 진입 속도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 JB금융, DGB금융이 경기도에 앞다퉈 은행지점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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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 |
박재경 부산은행 경영기획본부장은 “부산, 울산, 경남에 연고가 있는 기업과 부산은행 기존 거래처 등을 대상으로 먼저 영업을 시작한 뒤 범위를 점차 넓히겠다”고 밝혔다.
성세환 BNK금융 회장도 최근 “서울과 경기도 등 비연고지 지역에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공동으로 거점도시 위주의 점포를 새로 여는 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JB금융은 4월 지방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경기도 수원시에 전북은행 지점을 개설했다. JB금융은 지방금융지주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수도권을 공략하고 있다.
김한 JB금융 회장은 “불황에 빠진 지역경제를 감안해 직원이 5명 이하인 소형점포를 중심으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진출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은행은 수원지점의 경영상태에 따라 경기도의 다른 지역에도 지점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은행도 오는 7월 시화공단 지역에 지점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은 7월 경기도 반월공단에 대구은행 지점을 연다. 박인규 DGB금융 회장은 대구와 경상북도 연고기업이 많은 이곳에 먼저 지점을 낸 뒤 상황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DGB금융은 경쟁사들보다 경기도 진출 속도가 느린 편이다. 대신 대구은행 지점과 같은 건물에 DGB캐피탈도 영업점을 내서 복합적인 기업금융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 지방금융지주사들은 왜 경기도에 눈독을 들일까
지방금융지주사들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지방은행의 경기도 지점 개설을 허용하자마자 진출을 시작했다.
경기도는 인구가 1200만 명 이상이며 지역내총생산률(GRDP)도 전국의 약 22%를 차지하고 있다. 반월공단과 시화공단 등 대형공단과 물류센터도 많이 위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금융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들이 진출하기에 적합한 지역으로 꼽힌다.
지방은행들은 연고지에서 경기도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을 잠재적 고객층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BNK금융과 DGB금융의 경우 각각 연고지인 부산, 울산, 경상남도 지역과 대구, 경상북도 지역에서 매년 4만 명 이상이 경기도로 이주하고 있다.
물론 지방은행들은 경기도에 이미 자리를 잡은 시중은행 영업점과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경기도에서 소매금융에 집중했지만 최근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자 중소기업금융도 강화하고 있다”며 “지방은행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기업대출 이자 인하 등을 놓고 경쟁이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