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과 관련해 러시아에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3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FSC) 서기에게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이런 행위가 되풀이된다면 훨씬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알렸다.
정 실장은 파트루셰프 서기에게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차원에서 상황을 파악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진형 국방부 정책기획관도 합동참모본부에 니콜라이 마르첸코 주한 러시아 공군 무관과 세르게이 발라지기토프 해군 무관을 불러 이번 사건에 항의하면서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 기획관은 “같은 일이 또 벌어지면 우리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에 맞게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러시아 비행기가 동해를 비행하는 동안 한국의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고 러시아 통신사인 타스가 보도했다.
쇼이구 장관은 한국 공군의 전투기가 러시아 전략폭격기에 비전문적으로 대응해 안전을 위협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 H-6 폭격기 2대와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23일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를 침범했다. 특히 A-50 조기경보통제기는 독도 인근의 영공을 침범해 한국 공군의 전투기가 경고사격을 하기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에 한꺼번에 들어온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나라의 군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한 사례도 이전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