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인도네시아에서 판매하고 있는 빈혈치료제의 할랄 인증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사장은 세계 3대 할랄시장으로 손꼽히는 인도네시아의 할랄 인증을 발판으로 20억 인구의 이슬람권시장으로 진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6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바이오의약품 공장 ‘대웅인피온’에서 판매하고 있는 빈혈치료제 ‘에포디온’의 할랄 인증을 올해 안에 받기 위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슬람교도가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말한다.
할랄 인증을 받게 되면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과 처리, 가공된 제품에만 사용할 수 있는 인증 마크를 부착할 수 있다.
대웅제약은 2014년 현지 바이오회사 인피온과 함께 대웅인피온을 세워 에포디온을 생산하고 있다.
에포디온은 2017년 발매한 지 6개월 만에 인도네시아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018년에는 점유율이 60%까지 상승했다.
전 사장은 할랄 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도 에포디온이 시장을 장악하는데 성공했지만 할랄 인증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제품 경쟁력을 더 높이려는 계획을 세웠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10월부터 새로운 할랄제품보장법을 시행한다.
현재는 할랄 인증이 없는 상태로도 유통할 수 있지만 새 제도가 시행되면 모든 제품이 어떤 형태로든 할랄 인증을 얻었는지 여부를 표시해야 한다.
수코소 인도네시아 할랄제품보장청장은 올해 1월 코트라와 면담에서 “1988년 특정 제품에서 돼지 성분이 발견되어 매출이 급감하고 생산량도 평소보다 20~30%로 줄었던 사례가 있다"며 "사업가들은 앞으로 시행될 할랄 규정을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3년 인도네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95%가 할랄이 아닌 제품에 이를 명확하게 표시하는 라벨이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고 89%가 할랄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소비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할랄 인증 여부가 제품 판매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대웅제약이 할랄 인증을 얻는 것은 에포디온의 시장 점유율을 사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가 됐다.
전 대표는 2020년까지 해외매출이 국내매출을 넘어서게 한다는 ‘글로벌 2020 비전’을 추진하고 있어 세계 인구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이슬람권으로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할랄 인증은 꼭 필요하다.
인도네시아에 세워진 바이오의약품 공장 대웅인피온도 글로벌 2020 비전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지화 전략에 따라 세워진 법인 가운데 하나다.
전 대표는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받게 되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이슬람 국가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해외 각국의 환경과 트렌드를 분석해 그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할랄 인증을 통해 중동국까지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20억 이슬람인에게 신뢰받는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