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주가를 안정시키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36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의 자사주 매입은 현대하이스코와 합병을 앞두고 떨어지는 주가를 관리해 주식매수청구권이 대거 몰리는 사태를 막으려는 뜻도 담겨 있다.
현대제철은 오는 12월30일까지 HMC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통해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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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
현대제철은 HMC투자증권을 통해 200억 원, NH투자증권을 통해 160억 원 등 모두 36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지금까지 자사주 0.57%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이 실현되고 있는 것에 비해 주가가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1분기 영업이익이 340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0%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9.8%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의 자사주 매입은 현대하이스코와 합병을 앞두고 하락하고 있는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두 회사의 주식가격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밑도는 것을 고려해 혹시라도 합병이 불발되는 상황을 막으려는 것이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6월17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회사가 분할이나 합병 등 사업관련 중요한 변경사항이 있을 때 이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을 회사가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각각 5천억 원(6%)과 2천억 원(13.8%)을 넘어설 경우 합병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두 회사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현대제철이 7만2100원, 현대하이스코가 6만3552원이다.
현대제철의 주가는 10일 전날에 비해 0.57%(400원) 오른 7만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9일과 10일 연속 주가가 상승했지만 여전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낮은 가격이다.
현대하이스코는 전날 대비 0.34%(200원) 오른 5만9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가가 지금과 같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와 관련해 “이사회의 합병결의에 반대하는 주식 규모는 현재 3천억 원 내외로 파악된다”며 “한도액(7천억 원)에 한참 못 미쳐 합병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