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최소 가입금액을 크게 낮춘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젊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증권업에 토스, 카카오페이 등 새 경쟁자가 들어오기 전에 젊은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위쪽부터)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로고.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7월 들어 증권사들이 최소 가입금액을 낮춘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고객들에게 소액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소 가입금액 때문에 투자상품 가입에 주저했던 젊은 고객들을 위해 소액투자를 할 수 있는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며 “증권사 플랫폼에 익숙해지면 다른 증권사로 옮기는 것을 불편해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일단 젊은 고객을 증권사로 끌어들일 수 있는 상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8일 모바일 플랫폼 ‘나무’에서 가입할 수 있는 주가연계 파생결합증권(ELS)을 내놓으며 최소가입금액을 10만 원으로 낮췄다. 10만 원 단위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2일 출시했던 주가연계 파생결합증권의 최소 가입금액이 10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고 볼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10일 젊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비대면 채널 전용 주가연계 파생결합증권을 출시했다. 최소 가입금액을 10만 원으로 낮췄으며 1만 원 단위로 가입할 수 있게 상품을 설계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소가입금액을 1달러 이상으로 설정해 소액투자를 할 수 있는 연 2.7% 온라인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상품을 9일 내놨다. 환매조건부채권은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뒤 확정금리를 더해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증권사들이 젊은 고객을 목표로 한 투자상품을 확대하며 젊은 고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증권업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6월25일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 간담회를 열고 신규증권사에 종합증권업 진출을 허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규제완화방안을 발표했다.
증권업 진입문턱이 낮아지면서 핀테크기업의 증권업 신규 진입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대형 핀테크기업들이 증권업에 진출하는 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증권업에 진출하기 위해 5월 말 금융위에 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늦어도 7월 말 인가 신청 결과를 알 수 있다.
카카오페이도 온라인 증권사 바로투자증권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4월 금융위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증권업에 진출하면 주식거래 중개업무를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젊은 고객들을 겨냥한 주식 플랫폼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기준으로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각각 1200만 명, 28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 대부분이 20~30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젊은 고객을 두고 기존 증권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기존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젊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젊은 고객을 확보하는 경쟁에서 증권사들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