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증시 부진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이 시급해 보인다.
키움증권은 투자운용사업에서 주식자산 비중이 높은 반면 채권 보유규모는 많지 않아 주식시장 상황에 실적 널뛰기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2분기에 1분기보다 절반 정도 줄어든 순이익 741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는 6.5% 감소한 것이다.
2분기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의 합산 순이익 추산치가 84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가량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사들 대부분은 증시 부진에도 채권 가격이 오른 데다 투자금융(IB) 수익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선방한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개인 위탁매매 수익비중이 큰 데다 채권보다는 주식 투자운용 비중이 커 2분기 실적이 뒷걸음질한 것으로 파악된다.
키움증권은 개인 위탁매매부문이 수익비중 4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개인 위탁매매부문에서 전체의 약 10~30%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주식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사업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채권 보유규모가 작다는 점도 투자운용사업의 손실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증시가 부진하면서 증권사들의 투자운용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주식보다 채권 보유규모가 높은 증권사들은 이를 만회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사들은 투자 목적으로 채권과 주식 등을 사고 판다. 최근 채권금리 하락으로 채권 가격이 오르면 증권사들은 보유한 채권 규모가 클수록 더 큰 수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보유채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만큼 이에 따른 수익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보유채권 규모는 4조7900억 원 수준으로 총자산의 26% 정도다. 미래에셋대우나 NH투자증권 등의 보유채권 규모가 총자산의 40%에 이르는 점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키움증권보다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신영증권(5조8800억 원)이나 교보증권(4조9500억 원)과 비교해도 보유 채권규모가 밑돈다.
키움증권은 바이오기업 위주로 상장 전 지분투자를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안정성이 높은 채권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커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 티움바이오, 티앤알바이오팹 등은 키움증권이 상장주관을 맡은 바이오기업으로 키움증권은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형식으로 이 회사들에 지분을 투자했다.
바이오기업 위주의 상장 전 지분투자는 주식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의 실적 역시 주식시장 상황에 좌우되는 폭이 크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주식시장이 급락했던 지난해 4분기 자기자본투자 손실에 발목이 잡혀 순이익 220억 원을 봤다가 올해 1분기 주식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순이이기 1587억 원을 내기도 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상장 전 지분을 투자하는 규모는 높지 않은 편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주식과 채권 등에 위험성을 파악해 분산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