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상대로 한 일본 정부의 반도체소재 수출규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일본이 EUV(극자외선) 반도체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 소재 수출을 금지한다면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일 “일본이 한국에 수출하는 반도체소재 등 일부 물품의 수출규제를 강화했다”며 “현재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어떻게 정책을 이행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일본 정부가 4일부터 수출규제를 강화한 품목 가운데 불화수소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소재기 때문에 공급이 끊기면 큰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일본이 수출규제를 넘어 완전한 수출금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의 D램과 낸드플래시가 세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만큼 최악의 상황인 수출금지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금지 여파는 글로벌 IT공급망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일본 소재기업의 주요 고객사도 한국기업인 만큼 일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불화수소를 일본에서 수입하는 대신 SK머트리얼즈와 솔브레인, 이엔에프 등 국내업체에서 수급을 추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이 EUV 반도체공정에 활용되는 EUV 포토레지스트 소재를 겨냥한 수출규제 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을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에서 EUV소재를 수입하기 어려워지면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서 차질을 피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앞으로 메모리반도체인 D램 미세공정에도 EUV기술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수출규제 영향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이 연구원은 국내업체가 EUV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해 상용화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