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주가가 장외시장에서 급등하고 있다. 시가총액을 놓고 보면 현대글로비스를 제치고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4위에 올라섰다.
현대엔지니어링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것은 성장성과 함께 상장이나 합병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
|
|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승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장외시장 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이날 현대엔지니어링 주가는 전날보다 3만5천 원(2.79%)오른 129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2일 100만 원을 돌파한지 한 달 만에 30% 가까이 올랐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가총액도 9조8천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시가총액 9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시가총액 순위 4위로 올라섰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가치도 이날 기준으로 약 1조1500억 원 수준으로 올랐다.
현대엔지니어링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는 데다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경영권을 승계받는 과정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수주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23억115만 달러의 해외수주를 기록했는데 올해 들어 거둔 해외수주만 벌써 49억1739만 달러에 이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가치 상승에 상장이나 합병 등에 대한 기대도 작용한다.
현대차그룹은 모비스→현대차→기아차→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 1.74%와 현대차 0%(6천445주)만 보유하고 있고 모비스 주식은 소유하고 있지 않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3%,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 이노션 지분 10%, 현대오토에버 지분 9.47% 등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 회사들의 지분을 활용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거나 정몽구 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6.96%와 현대차 지분 5.17%를 물려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시키거나 현대건설과 합병해 몸집을 키운 뒤 정 부회장이 배당이나 지분매각 등을 통해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노션이 상장하는 7월 이후부터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정 부회장은 이미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으로 7400억 원, 이노션 지분매각으로 3천억 원 등 모두 1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가총액은 거래량이 적은 장외거래를 토대로 산출한 것이어서 의미가 없다”며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이나 상장은 전혀 계획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