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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
석유화학업계가 에틸렌 가격 상승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화학원료다. 당분간 에틸렌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화학회사들도 좋은 경영실적이 기대된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5일 “에틸렌 공급부족으로 화학업종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하반기 에틸렌 가격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백 연구원은 올해 외국 화학회사들의 대형설비 완공과 상업가동이 지연돼 에틸렌 증설이 예상보다 130만 톤 줄어든 450만 톤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카브얀 PC의 경우 9월 완공예정이나 원료조달 문제로 상업생산이 불투명하다.
백 연구원은 2017년까지 에틸렌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 연구원은 “중국 석탄화학 증설계획은 상당부분 취소 또는 지연될 것”이라며 “앞으로 3년 동안 에틸렌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해 수익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백 연구원은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을 에틸렌 업황의 수혜를 가장 많이 누릴 최선호주로 지목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숫자로 드러나는 에틸렌 생산능력만 보면 한화케미칼이 가장 앞서 있다. 한화케미칼은 한화토탈을 인수해 에틸렌 생산능력이 크게 늘어났다. 여천NCC(191만 톤)와 한화토탈(100만 톤)을 합하면 292만 톤 규모다.
하지만 여천NCC는 한화케미칼과 대림산업이 지분을 50대50으로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한화토탈 역시 프랑스 토탈과 지분율이 50대50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한화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량을 292만 톤이라고 설명하기는 무리다.
개별회사만 놓고 보면 LG화학이 대산NCC(105만 톤), 여수NCC(115만 톤)를 합해 220만 톤으로 롯데케미칼을 근소하게 앞선 1위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여수NCC를 증설하며 에틸렌 공급부족에 대응했다.
롯데케미칼의 국내 에틸렌 생산 규모는 210만 톤(대산 110만 톤, 여수 100만 톤)으로 LG화학에 다소 뒤진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의 100% 자회사인 말레이시아 타이탄 생산능력 72만 톤을 합하면 총 282만 톤으로 국내 화학기업 중 1위이자 아시아 전체 2위로 올라선다.
롯데케미칼이 에틸렌 시장 최수혜주로 꼽히는 이유다.
에틸렌시장은 당분간 호황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당장 화학업체들이 대규모 에틸렌 증설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기존 공장을 증설하려면 가동을 중단해야 하고 신규공장 설립이나 인수합병은 투자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석유화학 시황은 경기가 좋아졌다기보다 원료가격이 낮아지는 바람에 좋아보이는 것”이라며 “유가 등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 추가투자는 신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