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 주식이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황식 후보가 이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정 후보의 약점으로 보고 상대적으로 열세를 뒤집을 카드로 활용하려는 기세다. 이에 맞서 정 후보도 날선 반격을 하면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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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후보와 김황식 후보 |
김 후보는 지난 9일 경선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백지신탁 문제는) 제가 법률가 출신으로서 검토해보면 상당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정 후보를 공격했다.
김 후보는 만약 정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시정과 보유 주식 간 업무연관성이 인정돼 백지신탁 판정이 내려진다면 현대중공업이 외국에 매각되면서 우리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김 전 총리는 "현대중공업이 조선산업에서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고 방산업체이기도 하다"며 "처분과정에서 외국자본으로 넘어갈 때 이같은 사항이 국익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곧 우리 경제를 위해 서울시장 후보를 포기하라는 뜻이다.
이에 맞서 정 후보는 “뉴욕시장을 12년 지낸 블룸버그는 통신사 설립자이고 회장”이라며 “통신사 업종은 모든 정보가 재산이 되지만 그 분도 위원회 심사를 받아서 업무연관성이 없다고 평가를 받았다"고 반격했다.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다"며 "김 후보가 회사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고 되받았다.
이 '백지신탁 공방'은 11일에도 계속됐다.
김 후보 측은 이날 "현대중공업 대주주와 서울시장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 진지하게 묻고 싶다"며 공격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일정 도중 기자와 만나 "김 후보 측의 국어실력이 그렇게 밖에 안 되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여러번 얘기했다"며 "이런 것은 절차를 밟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나는 법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서 하겠다"고 응수했다.
정 후보는 특히 “최경환 원내대표가 하던 얘기를 (김 후보가) 그대로 하고 있다”며 “최 원내대표와 김 후보가 좀 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백지신탁 공세에 맞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통하는 최 원내대표를 고리로 김 후보를 둘러싼 '친박 지원설'을 다시 쟁점으로 끌어내려는 의도인 것이다.
이에 앞서 정 후보는 '백지신탁 문제로 서울시장 출마가 어렵다'는 말이 유포되고 있다며 최 원내대표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런 정 후보의 반응에 김 후보 측은 재반박 논평을 내 "블룸버그에 대해 뉴욕시 이해상충위원회는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결정했다"며 "정 후보는 몰랐다고 했지만 이명박 전 시장도 직무관련성이 인정돼 700여주 밖에 안 되던 현대중공업 주식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정 후보는 서울시장 예비후보이자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로서 시민들의 의심과 산업계의 우려, 해당 주식 투자자들의 의문에 대해 분명하게 답변해야 한다"고 거듭 공세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