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이 올해 들어 KMH, 인선이엔티, SM엔터테인먼트 등에 잇달아 주주서한을 보내며 주주 행동주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의 수익률이 같은 기간 주가지수 상승률을 큰 폭으로 웃돌면서 앞으로도 KB자산운용의 주주 행동주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 KB자산운용이 올해 들어 KMH, 인선이엔티, SM엔터테인먼트 등에 잇달아 주주서한을 보내며 주주 행동주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
17일 KB자산운용에 따르면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17일 기준으로 9.92%에 이른다. 이 펀드의 설정일은 지난해 3월12일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5% 이상 하락한 점과 대조적이다.
KB자산운용은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7.59%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KB자산운용이 주주서한을 보내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한 5월30일부터 17일까지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20% 이상 올랐다.
이 밖에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에 효성, 휠라코리아, 골프존, 메가스터디교육, 메리츠금융지주, 쌍용양회, SK디앤디, 한국토지신탁, KMH 등의 주식이 담겼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골프존에 주총 결의를 취소하라는 소송을 내 승소했다. 또 1년 여에 걸쳐 골프존에 지주사에 지급하는 브랜드 로열티를 낮출 것을 요구했다. 골프존은 결국 2월 브랜드 로열티 인하를 비롯해 주주가치 높이기방안을 내놨다.
현재 골프존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70% 이상 뛰었다.
KMH 주가도 KB자산운용이 KMH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등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KMH 지분을 15.49% 보유하고 있다.
KMH 주가는 5월27일 11.77% 급락했다. 최대주주인 최상주 전 KMH아경그룹 회장이 배임과 성접대 의혹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는 바로 다음날 반등하기 시작해 17일까지 12%가량 올랐다. 비슷한 시기 KB자산운용도 KMH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12%대에서 15%대로 높였다.
KB자산운용이 지분율을 높이면서 KMH 지배구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진 것이다.
KB자산운용은 이미 KMH에 주주서한을 보내 “지주사는 신규투자를 전담하고 자회사는 본업에 집중하는 간결한 지배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주서한을 받은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하고 이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높이기방안을 내놓으면서 KB자산운용에서 주주 행동주의 움직임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은 최근 밸류운용본부 안에 전담팀을 새로 신설하고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와 비슷한 펀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기업에 주주서한을 보내고 그 기업이 주주서한에 대응해 주주가치 높이기방안을 내놓으면 여러 펀드의 수익률이 동시에 좋아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주주서한을 비롯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주주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B자산운용은 여러 펀드를 통해 골프존 지분 25.96%, 신세계건설 지분 18.01%, 컴투스 지분 11.52% 등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