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기업들의 해외 건설사업에 금융주선을 맡으며 프로젝트금융(PF)에서 발판을 다지고 있다.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들의 자금수요를 해외 투자금융 확대의 기회로 삼고 있다.
17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베트남, 미국 등에서 진행되는 국내기업들의 해외 대규모 건설사업에 금융주선사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해외 대규모 건설사업에 자금조달을 담당하며 금융주선사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프로젝트금융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소, 생산시설 건설 등에서 트랙 레코드(실적)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효성화학이 베트남 호찌민에서 남동쪽으로 70km 떨어진 붕따우성 까이멥(Cai Mep) 공단에 진행하는 폴리프로필렌(PP) 생산시설 건설사업에 산업은행 등과 함께 금융주선사로 참여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공동 금융주선사를 맡아 전체 대출 7억1천만 달러 가운데 1억 달러 자금조달을 담당한다.
또 한국남부발전과 대림에너지가 미국 미시간주에서 7월 착공에 들어가는 1048메가와트 닐스(Niles) 가스복합발전사업의 금융주선사로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 행장은 올해 해외 투자금융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내비쳤다.
이 행장은 4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해외 투자은행, 현지진출 시중은행 등과 지속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것”이라며 “은행 및 계열사가 참여하는 신규 거래 주선과 참여기회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금융 확대를 위해 조직개편과 인력확충을 진행하며 의지를 구체화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했다.
올해 초 NH농협은행 투자금융부 안에 해외투자금융단을 새로 만들었으며 해외투자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도 50명 정도에서 60명가량으로 늘렸다.
이 행장의 해외 투자금융 확대 의지와 준비, 기업들의 안정적 자금조달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해외에서 금융주선사에 선정되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해외에서 발전소나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금융사를 주선사로 선정하기 위해 공을 들인다.
현지 금융사나 해외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지만 국내에서 쌓은 신뢰관계를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측면에서 국내 금융사를 주선사로 고려한다.
NH농협은행이 미국 닐스(Niles) 가스복합발전사업의 금융주선사로 선정될 때도 NH농협은행이 한국남부발전의 주거래은행을 맡으며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베트남 등 아직 자본시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국가에서 대규모 건설사업을 진행할 때 현지 금융사가 자금조달을 전담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 금융사가 금융주선에 참여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