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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CEO 감디는 왜 임기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퇴진하나

석현혜 기자 shh@businesspost.co.kr 2019-06-11 17: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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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대표이사가 곧 물러난다.

11일 에쓰오일 관계자에 따르면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사내이사로 이미 내정된 후세인 알 카타니를 새 대표이사에 선임한다. 
 
에쓰오일 CEO 감디는 왜 임기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퇴진하나
▲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알 감디 CEO는 2016년 9월 취임한지 2년 9개월 만에 에쓰오일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올해 3월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CEO로 재선임 돼 내년 3월까지 임기가 연장됐지만 이를 다 채우지 못하게 됐다.

에쓰오일 CEO가 3년을 못 채우고 퇴임하는 것은 전임자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이례적이다. 

오스만 알 감디의 전임자였던 나세르 알 마하셔 전 CEO는 2012년 3월 23일부터 2016년 9월까지 5년을 재임했다. 알 마하셔의 전임자였던 아흐메드 알 수베이 전 CEO는 2008년부터 4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

일각에서는 알 감디 CEO의 퇴임을 놓고 2018년 실적 부진과 올해 초 성추행 논란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에쓰오일은 2018년 4분기 영업손실 2924억 원, 순손실 2478억 원을 냈다.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8년 전체 실적도 연결기준으로 매출 25조4633억 원, 영업이익 6806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매출은 21.9%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50.4% 줄어들었다.  

그러나 석유화학이 경기 흐름을 타는 대표적 산업이라 2018년 4분기 실적만을 놓고 알 감디 CEO의 퇴진이 결정됐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올해 에쓰오일은 2019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4262억 원, 영업이익 2704억 원을 거둬 다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직전 분기에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고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면 1분기에는 국제유가가 급등해 재고이익이 발생했다.

오히려 알 감디 CEO가 취임했던 2016년에는 영업이익 1조6929억 원으로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2017년에도 영업이익 1조4625억 원을 내는 등 견조한 실적을 이어왔다. 

게다가 알 감디 CEO는 국제유가에 영향 받는 석유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화학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자 2단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었다. 

1단계로 5조 원을 투자해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올레핀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설비를 2018년에 확충했고 26일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2단계로 2023년까지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시설 건설에 5조 원을 투자할 계획도 세우고 검토 중이다. 

약 10조 원이 투자되는 거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상태에서 1단계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 직전에 CEO가 교체되는 셈이라 더욱 알 감디의 퇴진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일각에서는 올해 초 발생한 성추행 스캔들이 퇴임에 영향을 줬으리라고 보기도 한다.

알 감디 CEO는 2018년 12월 서울 용산구 호텔에서 한 여성의 신체를 만졌다는 성추행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알 감디 대표는 “피해 여성을 아는 사람으로 착각하고 인사차 등 부분을 친 것"이라며 "여성과 오해도 풀렸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서로 합의한 점과 성추행으로 판단할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을 바탕으로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사건이 ‘무혐의’로 일단락됐음에도 기업 이미지 실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번 사건이 인사이동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람코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이고 이슬람 문화권이 성 관련 스캔들에 엄격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람코의 정기적 인사이동 시기가 겹쳤을 뿐”이라며 다른 가능성을 일축했다. 

알 감디 CEO의 구체적 퇴진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에쓰오일은 26일 잔사유 고도화시설과 올레핀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 설비 준공식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아람코'의 경영자격인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라지즈 알사우드' 왕세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26일 전에는 인사이동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알 감디 CEO는 아람코에서 1990년 사우디아람코 라스타누라 정유공장 공정 엔지니어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사우디아람코 라스타누라 정유공장 생산본부 본부장에 올랐고 2015년 9월 아람코 아시아코리아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2016년 9월 에쓰오일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국 이름 ‘오수만’을 애용하며 공식 자리에서 한복을 즐겨 입을 정도로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 감디 CEO는 2018년 12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2018년 한국의 경영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경영자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에쓰오일은 “알 감디 CEO가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공하고 내수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상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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